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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살인' 동생 공범의혹에 경찰, 전문가 법리판단 의뢰

입력 2018-10-29 12:55 수정 2018-10-29 15:28

위험방지 의무 다하지 않은 '부작위' 해당 여부도 검토
법률전문가들 "동생 말리는 모습 있다면 부작위 성립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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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방지 의무 다하지 않은 '부작위' 해당 여부도 검토
법률전문가들 "동생 말리는 모습 있다면 부작위 성립도 어려워"

경찰이 '강서 PC방 살인사건'에서 피의자 김성수의 동생(27)이 공모했는지와 관련해 전문가에게 법리 판단을 받아보기로 했다.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29일 기자간담회에서 "동생의 공범 가능성을 엄정하게 수사하고 있다"며 "내·외부 법률전문가 7명이 공범 여부, 부작위 (성립)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동생의 행동이) 형과 공범 관계가 성립되는지, 부작위가 성립되는지에 법률적 판단이 필요해 전문가의 검토를 받아보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특히 동생의 행동이 '부작위'에 해당하는지도 살필 예정이다. 부작위는 마땅히 해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일정한 행위를 하지 않는 일을 뜻한다. 만약 동생이 마땅히 해야 할 위험방지 의무를 하지 않은 경우 '미필적 고의에 의한 부작위 살인'에 해당하는지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처음에는 단순하고 우발적인 살인사건으로 보였지만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경찰의 미흡한 대응을 지적하는 글이 올라오며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한 언론이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 일부를 공개하며 김성수의 동생이 아르바이트생 신모(21)씨의 팔을 붙잡는 등 범행을 도왔다는 의혹을 제기한 뒤 논란이 커졌다.

경찰은 전체 CCTV 화면과 목격자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살폈을 때 동생이 범행을 공모했거나 방조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CCTV 화면에는 김씨의 동생이 신씨를 붙잡는 모습이 보이긴 하지만 이는 두 사람을 떼어놓기 위해 한 행동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CCTV에 김씨가 신씨를 넘어뜨린 뒤 주머니에서 흉기를 꺼내 찌르자 동생이 형의 몸을 끌어당기는 모습도 있다고 밝혔다. 뒤에서 형을 붙잡고 말려보려던 동생이 PC방으로 들어와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도 CCTV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우선 동생의 행동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 조사가 끝나고 나면 경찰뿐 아니라 전문가 판단도 구해 보겠다는 뜻"이라며 "국민적 관심이 많고 언론에서 의혹을 제기하니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률전문가들은 경찰의 설명이 맞다면 부작위범 적용은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정규 세주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법적 의무가 있는 사람이 결과 발생을 쉽게 방지할 수 있음에도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 부작위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며 "과연 동생이 형의 행동을 말릴 법적 의무가 있는지, 만약 있다고 하면 어디까지 행동을 해야 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공범 관계가 인정되려면 공동실행 의사가 있었는지가 중요하다"며 "구체적인 실행계획까지는 아니더라도 형제의 역할분담 등이 있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서담의 김의지 변호사 역시 공범 관계와 부작위 성립 여부에 의문을 보였다.

김 변호사는 "형이 흉기를 빼 든 시점에서 동생이 형을 뒤에서 잡아당기고 신고를 해달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요청했다면 공범 관계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부작위 성립 여부와 관련해서도 "정황상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고 동생이 나름 막는 역할을 했다"며 "형을 막지 못했다고 해서 법적으로 처벌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경찰은 또 공범 의혹을 밝히기 위해 CCTV 영상에 대한 증거 분석을 의뢰하고 동생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조사도 할 예정이다.

이 청장은 "(사건 현장의) CCTV 영상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외부 전문기관에 보내 분석을 의뢰했다"며 "동생에 대해서는 거짓말탐지기 조사가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청장은 "CCTV 분석 전문 형사 4명이 엄밀하게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며 "(이들의 의견이) 종합되면 공범 여부나 부작위범에 대한 판단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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