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6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에 격렬히 반발하는 자유한국당을 향해 '안보장사'를 그만하고 정쟁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2월 임시국회 종료를 불과 이틀 앞둔 시점에서 한국당이 김 부위원장 방남을 핑계로 '민생 국회'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야당의 공세에 대반격을 가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이 평창올림픽 기간 민생을 외면한 채 '훼방 놓기'에만 일관했다고 성토했다.
추미애 대표는 "평창올림픽 기간 중 딱 하나의 오점이 있다면 우리나라 제1야당인 한국당의 행태였다"며 "세계인이 평화를 응원하는 마당에 (한국당은) 실패의 저주를 일삼았다"고 비판했다.
추 대표는 그러면서 "국회를 파행으로 이끈 한국당이 오늘부터 대규모 장외투쟁 나선다고 한다"며 "민생을 내팽개치고 장외로 나가려는 것은 '색깔론 물타기'의 저급한 속셈"이라고 지적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한국당 행태에 정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한국당은 2014년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가 북한 고위급 대표들과의 대화에 (당시) 야당이 보여준 협력적인 자세를 보여주시길 바란다. 2월 국회를 민생 국회로 마무리할 것을 간곡히 제안한다"고 밝혔다.
안보 이슈와 관련해 한국당을 비판하면서도 자신들이 추진하는 핵심 민생법안의 2월 국회 통과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국회 문제에서는 협조를 요청한 것이다.
민주당은 또 한국당을 향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공세도 이어갔다.
우 원내대표는 "2014년 10월 4일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황병서 전 북한군 정치총국장 등 3인방이 왔다"며 "그때 김무성 대표는 여당 당 대표로 연평도 포격 주역인 이들을 만나 웃으며 대화했다"고 꼬집었다.
이철희 의원도 tbs라디오에 출연해 "(한국당이) 9년 동안 집권여당을 했는데 그때 남북대화를 시도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야당 대표할 때는 김정일이 내주는 전세기를 타고 북한까지 갔다가 왔다"며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지고 우리 선수들이 선전하니까 그 성과를 문재인 대통령이 가져갈까 봐 훼방을 놓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아울러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튼 평창올림픽이 막을 내린 만큼 이제는 남북 간 해빙무드를 남북대화, 북미대화, 한반도 평화정착으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추 대표는 김 부위원장 등 북측 대표단이 문 대통령과 면담에서 북미 대화 의지를 밝힌 것과 관련해 "남북대화와 북미 대화 중심으로 한반도 문제를 풀어가는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봐도 될 것"이라며 "더 차분하고 신중한 자세로 남북·북미 대화 성사를 위해 대북·대미특사 등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최고위 회의장의 백드롭(뒷걸개)을 '평화로 함께'라는 문구로 바꾼 것도 남북관계 개선의 '불씨'를 한반도 평화의 '횃불'로 이어가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다만 보수야당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 구걸외교'로 한미동맹에 균열이 발생했다고 공격하는 상황에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한반도 평화정착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면서 남북관계 화해의 분위기를 이어가며 대화 기류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남북 간 해빙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보지만 미국의 협조 아래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