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패배를 설욕하겠다던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네덜란드에 또 다시 무릎을 꿇었다.
뼈아픈 패배와 함께 2패를 먼저 안은 대표팀은 도쿄행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2017 WBC 1라운드 2차전 네덜란드와 경기에서 0-5로 완패했다.
전날 복병 이스라엘을 상대로 연장 승부 끝에 1-2로 패한 대표팀은 2라운드 진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네덜란드전 승리가 반드시 필요했다.
대표팀에게는 도쿄행 향방을 가를 중요한 일전인 동시에 지난 2013년 WBC 1라운드 충격적 패배를 되갚을 설욕의 경기였다.
그러나 4년 만에 다시 만난 네덜란드는 더이상 '다크호스'의 상대가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급 내야진을 포함 현역 빅리거가 대거 포진한 네덜란드는 상상 이상으로 강했다.
마운드는 네덜란드 타선에 홈런 2방 포함 장단 11안타를 내줬다. 반면 타선은 안타 6개에 그쳤다. 볼넷도 4개를 기록했지만 득점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김인식 감독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의 '키 플레이어'로 지목한 김태균(한화) 전날 3타수 무안타에 이어 이날도 4차례 타석에 들어섰지만 침묵했다.
이날 패배로 2연패한 대표팀은 2라운드 진출이 사실상 물건너갔다. 앞선 경기에서 이스라엘이 대만을 완파하고 2연승을 하며 2라운드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가운데 8일 네덜란드가 대만을 꺾는다면 한국은 2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충격적 성적표를 받아 들어야 한다.
경기 시작전부터 대표팀에 악재가 터졌다. 안방마님 양의지(두산)와 수비가 좋은 허경민(두산)이 몸상태가 좋지 않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한국은 이용규(한화·중견수)~서건창(넥센·2루수)~김태균(지명타자)~이대호(롯데·1루수)~손아섭(롯데·우익수)~민병헌(두산·좌익수)~박석민(NC·3루수)~김하성(넥센·유격수)~김태군(NC·포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가동했다.
최형우(KIA)는 이날 경기에서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며 벤치에서 시작했다.
필승의 특명을 안고 선발 등판한 우규민(삼성)이 초반부터 흔들리며 어려운 경기를 풀었다. 우규민은 첫 이닝부터 홈런을 얻어맞으며 점수를 내줬다.
상대 리드오프 안드렐톤 시몬스(LA 에인절스)에 좌전 안타를 허용한 우규민은 후속타자 주릭슨 프로파르(텍사스)에 우월 투런포를 얻어맞고 2실점했다.
2회에는 두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도 2사 후 란돌프 오뒤벌(도어 넵투누스)에게 중전 안타를 내준 뒤 김태군의 송구 실책에 이은 시몬스의 적시타로 추가점을 내줬다.
0-3으로 끌려가는 동안 대표팀 타선은 네덜란드 선발 릭 밴덴헐크(소프트뱅크)에 봉쇄 당했다. 2013·2014년 KBO리그에서 활약한 경력이 있어 대표팀 타자들에게도 익숙한 선수였지만 공략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 타선은 이날도 1회를 제외하고 매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한 차례도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했다. 2회와 3회에는 병살타로 기회를 무산시켰다. 5회에는 선두타자 박석민(NC)의 2루타로 무사 2루의 찬스를 잡았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 실패했다.
경기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우규민으로부터 마운드를 이어 받은 원종현이 6회말 오뒤벌에게 2점 홈런을 내주며 경기는 더욱 한국에 불리하게 진행됐다.
네덜란드 불펜진을 상대로도 득점에 기회를 살리지 못한 한국은 무기력한 경기 끝에 0-5로 영봉패했다.
한국은 9일 오후 6시30분 1패를 안고 있는 대만과 3차전을 치른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