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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홍준표 귀국…위기의 한국당, 당권 레이스 본격화

입력 2017-06-05 18:04 수정 2017-06-05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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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선 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어제(4일) 귀국했습니다. 입국장에서는 평소와 달리 상당히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는데요, 야당 발제에서 홍 전 지사가 왜 그렇게 말을 아꼈는지 분석해보고, 달아오르는 당권 경쟁 분위기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홍준표 전 지사의 귀국은 여러 모로 관심이 쏠렸습니다. 우선, 입국 장면입니다. 이미 김무성 의원이 '노룩 패스'로 휩쓸고 간 뒤여서 뭘 해도 화제가 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죠. 자, 그런데 홍 전 지사는 역시 보통은 아니었습니다. 입국 게이트를 따돌리는 '노룩 게이트'를 선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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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어제)
홍준표 전 지사를 기다리는 지지자와 취재진

B게이트 - 이순삼 홍 전 지사 부인

'홍 전 지사는 어디에…?'

갑자기 뛰기 시작한 사람들

바로 옆 A 게이트

예상과 다른 곳으로 나온 홍 지사

'Here I am~ 지금 여기에 내가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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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습니다. 군복 차림의 남성들이 에스코트를 하고요, 태극기와 성조기가 물결을 이뤘습니다. 마치 친박 집회를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죠. 응원 열기도 대단했습니다.

"이거 봐요, 아저씨. 뭉치면 산다. 제대로 내보내줘요. 이걸 제대로 들어야지. 글 나오게. 뭉치면 산다. 화이팅"

자, 이제 관심이 집중된 건 홍 전 지사의 입이었습니다. 홍 전 지사는 미국에 있을 때 하루에도 한두 번씩 꼭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습니다. 그래서 입국할 때 말을 마구 쏟아낼 것으로 예상이 됐습니다. 그런데 매우 뜻밖이었습니다.

[홍준표/전 경남도지사 (어제) : 지난번에 제가 부족한 탓에 여러분의 뜻을 받들지 못해서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저나 저희 자유한국당이 잘못을 하는 바람에 대선에 패배를 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여러분과 함께 자유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는 데 함께 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어제 입국장에서는 이 발언이 전부였습니다. 기자들이 "당권에 도전할 거냐" 여러 차례 물었지만, 끝내 답을 하지 않고 공항을 빠져 나갔습니다.

홍 전 지사는 왜 말을 아꼈을까요. 어제 공항에서 했던 말은 겨우 116자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상당히 전략적인 발언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입국장 발언은 "첫째, 내가 부족했다. 둘째, 당도 잘못했다. 셋째, 자유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겠다." 이렇게 세 문장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우선 "내가 부족했다"는 말입니다. 홍 전 지사는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홍준표 불가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일단 고개를 숙이면서 당 분위기를 살피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잘 싸우기 위해 전략적으로 한 발 물러서는 모습, 역시 자칭 '천재 싸움꾼'입니다.

[홍준표/전 경남도지사 (지난달 11일) : 자기들 마음대로 절대 안 놔둔다. 내가 싸움에는 천재다.]

두 번째 "당도 잘못했다"는 부분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당은, 구체적으로는 강성 친박 세력을 가리키는 거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홍 전 지사는 이미 친박 책임론을 거론한 적이 있습니다.

[홍준표/전 경남도지사 (지난달 12일) : 나는 당권 가지고 싸울 생각 추호도 없습니다. 친박은 좀 빠져줬으면 합니다.]

자, 마지막입니다.'"자유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겠다." 이 발언에 대해서는 당권 도전을 공식화 했다는 해석이 많죠. 그런데 홍 전 지사 입장에서는 명시적으로 "전당대회에 출마하겠다"고 말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대선 때 했던 이 발언 때문입니다.

[홍준표/전 경남도지사 (4월 21일) : 더 이상 추하게 당권에 매달리고 그런 짓 하지 않습니다. 당권에 집착한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게 저 홍준표를 잘 몰라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자, 이 발언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홍 전 지사는 당권 경쟁에서 유리한 편입니다. 자유한국당이 그 어느 때보다 위기에 내몰렸기 때문입니다.

자, 지난 2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8%로 바른정당, 정의당과 같은 수준이었습니다. 특히 TK 지역에서는 바른정당에도 뒤지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바른정당 22%, 자유한국당 18%였습니다.

이런 위기 상황은 '강한 리더십'을 내세운 홍 전 지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보수층은 홍 전 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대로 맞서기를 기대하고 있죠. 이런 모습을 기대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홍준표/전 경남도지사 (지난달 2일 / 화면제공 : MBC) : 김정은과 북한의 독재정권은 적폐입니까? (적폐입니다.) 적폐죠? 적폐인 것 같으면 청산해야겠네요? (그렇죠.) 주적이죠, 그럼? (주적?) 아니, 적폐잖아요. 우리 후보님 적폐는 청산해야 되잖아요. (우리가 껴안아야 하는 것은 김정은 정권이 아니라 북한 주민들이죠.)]

자, 홍 전 지사가 유리한 건 사실이지만, 친박계도 만만치 않습니다. 귀국 하루 만에 반격이 시작됐습니다.

[홍문종/자유한국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친박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다 바퀴벌레라고 하고 다 빼버리면 그러면 뭐 1% 가지고 하겠다는 겁니까? 정말, 정말 잠이 안 옵니다. 자유한국당이 왕따 되는 길을 그분이 선택하고 있는 거죠.]

자, 오늘의 발제를 음악으로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나랑 아니면
어디에 자랑 할 수 있겠니
나랑 아니면

검정치마의 '나랑 아니면'입니다. 홍준표 전 지사는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당내에는 홍 전 지사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큽니다. 특히 친박계의 반발이 크죠. 위기에 몰린 자유한국당이 홍준표냐, 아니냐, 새로운 계파 싸움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위기의 자유한국당, 당권 레이스 본격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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