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천안함 사건' 당시 이명박 정부의 안보라인 책임자였던 현인택 통일, 김태영 국방장관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실감나게 전했다.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과 미국외교협회(CFR)가 이날 공동개최한 합동세미나를 통해서다.
특히 현 전 장관은 천안함 사건이 일어나기전 남북한 사이에 '의미있는 대화'가 진행중이었다고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인해 남북관계는 쉽사리 회복되지 못하고 말았다고 회고했다.
현 전 장관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사건은 나한테도 나쁜 기억"이라고 말문을 연뒤 "결국 남북관계의 터닝포인트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천안함 사건이 일어나기 전해인 2009년 남북한이 공동으로 중국과 베트남의 산업현장 시찰을 하기도 했으나 그해 4월과 5월 연이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2차 핵실험으로 고비를 맞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다가 2009년 8월 서거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조문을 위해 북한의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서울을 찾았을 때 "남측의 통일부 장관의 파트너인 그와 두번 만나 의미있는 대화를 했다"면서 "그 이후 몇차례 대화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이날 '채널A'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09년 10월 노동부 장관 시절, 싱가포르에서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비밀회동을 갖고 남북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논의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북한간 접촉이 상당한 정도로 진행중일 때 북한에 의해 2010년 3월 천안함 사건이 일어나 "남북관계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현 전 장관은 지적했다.
김태영 전 장관은 '천안함 사건' 당시의 복잡했던 상황을 다시한번 소개하며 '대북 응징'의 필요성을 새삼 강조했다.
그는 "당시에는 누구에 의해 이런 폭침이 일어난 것인지 확실히 규명하는게 중요했다"면서 "모두 150여명의 국제적인 전문가들이 참여한 합동조사 결과 사건 발생 두달만에 북한에 의한 폭침임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김 전 장관은 "대통령이나 저는 확전으로 가지 않는 가운데 적절한 응징을 해서 북한이 다시는 군사적 도발을 못하게 하는 것을 강구하는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후임인 김관진 현 국방장관이 '북한이 다시 도발한다면 도발의 원점 뿐 아니라 그것을 지원하는 세력까지 대응타격에 포함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과 관련, "옳은 판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동의했다.
그는 또 서해에서 전개되는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에 대해 "한미 군사동맹의 기본목적은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억제하고 격멸하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한미연합훈련은 중국에 위협을 주거나 북한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이를 오해하지 말고 북한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군사도발로 동북아 지역의 안정을 해치는 '말썽쟁이'가 되지 않도록 중국도 협조해야 하며, 중국의 협조를 위해 한미 양국도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