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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 개원식' 신기록…판 커진 재보선엔 여야 모두 촉각

입력 2020-07-13 18:46 수정 2020-07-14 21:16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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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21대 국회가 아직도 개원식을 못 했습니다. 역대 가장 늦은 개원식이란 기록을 세우게 됐죠. 원구성을 놓고 여야가 접점을 찾지 못한 데다 정치권이 일제히 조문 정국으로 들어가면서 사실상 국회 시계가 멈춰있었는데요. 공수처와 인사청문회 등 민감한 현안이 쌓여있어 앞으로도 여야 협상이 쉽진 않아 보입니다. 오늘(13일) 최수연 반장 발제에서 관련 소식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교장 선생님 말씀 듣고 선서하고 애국가도 부르고, 학교 시작할 때 했던 개학식 기억나시죠. 국회에도 개학식 비슷한 행사를 하는데 바로 개원식입니다. 개원을 기념하는 행사죠.

개원사와 의원들의 선서, 대통령의 연설이 이어집니다. 그런데 21대 국회, 아직도 개원식을 하지 못했습니다. 87년 개헌 이후 가장 늦은 개원식이라는 오명을 안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가장 늦게 열린 건 18대 국회, 2008년 7월 11일이었는데 오늘이 벌써 13일이잖아요. 원구성을 두고 여야 협상이 진전이 없던 데다 갑작스러운 박원순 시장의 죽음까지 겹치면서 국회가 사실상 올스톱 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대통령 개원연설도 기한없이 대기 중입니다. 강기정 수석은 "어제 쓴 연설문이 오늘 구문이 되고 오늘 쓴 건 내일 구문이 되고 8번째 반복만 하고 있다"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일단 오늘 여야 원내수석이 일정을 협의하러 만나긴 했습니다. 그런데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민주당과 통합당은 개원식을 여는 문제에 의견이 다릅니다. 민주당은 15일엔 개원식을 하자는 입장입니다. 오늘은 박 시장의 영결식이 있었고 내일은 문 대통령의 한국판 뉴딜 정책 발표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통합당은 개원식 없이 바로 국회 일정 돌입하자는 주장입니다. 법사위원장부터 다 가져간 민주당에 대한 항의의 의미인 거죠.

[배준영/미래통합당 대변인 : 상임위원장 선출 만찬을 즐길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야당이 개원식의 들러리로 필요하다는 여당의 의도에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사실 개원식은 국회에서 매번 해오던 관례지만 의무는 아닙니다. 생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죠. '그러면 민주당이 단독으로 개원식 하면 되지 않냐'고요, 가능은 한데 청와대는 야당과 합의 없으면 대통령 개원연설은 하지 않을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여당은 어떻게든 통합당을 끌어와야 되는 상황인 거죠.

국회 시계가 늦어지면 어쨌든 피해는 국민 몫입니다. 7월 국회 현안이 쌓여있는데 한 번 볼까요. 공수처, 인사청문회, 부동산 대책 후속입법, 일하는 국회법까지. 딱 봐도 여야 격돌의 장이 펼쳐질 것 같네요. 당장 15일이 예정이던 공수처 출범은 어렵게 됐습니다. 민주당은 통합당을 향해 '어서 공수처장 추천위 후보를 내라' 통합당은 '공수처법 자체가 위법이다' 양 당은 오늘도 강하게 맞붙었습니다.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야당의 직무유기로 공수처의 법정시한 내 출범이 여의치 않습니다. 민주당은 법과 절차대로 공수처의 출범을 추진하겠습니다.]

[주호영/미래통합당 원내대표 : 일하는 국회라고 하면서 정작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만 하는 국회로 만들려고 하는 것인지, 청와대나 행정부의 시녀 앞잡이 노릇하는 일만 하는 국회를 만들려고…]

국회 기상예보 예측해봤는데, 딱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지난번에 고 반장이 미리 해줬습니다.

[고 반장 (지난 3일) : 자 우선 7월 한달 국회 날씨 한 줄로 정리하면요, 구름이 많이 끼고 흐린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국회 예보는 흐리네요. 7월 임시국회의 논쟁의 불씨가 또 하나 있습니다. 박원순 시장이 고소된 사건과 관련해 야권에선 진실규명 요구가 나오고 있는데요. 통합당은 현재는 애도에 집중하지만, 이후 경찰청장 인사청문회에선 박 시장의 사건을 짚겠다는 입장입니다.

[김종인/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 영결식이 끝나고 나면은 피해자에 대한 문제를 갖다가 토론을 안 할 수가 없어요.]

박 시장 죽음 이후 처음 '대선급 재보궐을 준비해야 한다'고 얘기를 꺼냈던 김종인 위원장은 오늘도 재보궐을 언급했습니다.

[김종인/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 내년 4월 7일 날 보궐선거는 안 할 수가 없는 거 아니에요. 그러니 이제 그거에 대한 이제 준비를 점차적으로 해나갈 수밖에 없는 거죠.]

내년 재보궐, 규모가 상당히 커졌다 보니 여야는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그 다음해 열리는 대선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중요성이 더욱 큰데요. 민주당은 "후보를 내야 하나" 고민이 깊어진 상황입니다. 당헌에 따르면 '중대한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하면 후보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돼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서울과 부산 수장을 모두 야당에 뺏기면 대선에 불리하다' 이런 우려도 커서 어떻게 결정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결국 이 문제는 차기 민주당 대표의 과제가 될 전망입니다. 박 시장의 장례로 잠시 멈췄던 당권 레이스는 다시 시작됐습니다. 갑자기 판이 커진 재보궐 선거가 당대표 선거에 변수로 작용하는 양상인데요. 당 대표가 대선에 출마하려면 내년 3월엔 사퇴를 해야 하는데 중요 선거를 앞두고 자리를 비운다는 부담이 커진 겁니다.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이낙연 후보 측은 내년 2월이면 재보선 후보를 공천한 이후여서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반면 당 대표가 되면 임기를 채우겠다고 한 김부겸 후보 측은 선거를 앞두고 대표를 사퇴한다는 건 무책임하다는 입장이죠. 캠프 간 경쟁이 더 가열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멈춰 선 국회, '지각 개원식' 신기록…판 커진 재·보선엔 여야 모두 촉각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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