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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은신처에 최씨 구입 지시 '폭스바겐'…결정적 단서

입력 2017-01-02 20:45 수정 2017-01-05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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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부터는 덴마크 현지에서 정유라씨를 추적해 현지 경찰에 신고하고 체포 과정을 직접 지켜본 이가혁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보겠습니다.

이가혁 기자, 지금 있는 곳이 어디인가요? 올보르의 경찰서 쪽입니까?

[기자]

제가 있는 곳은 덴마크 올보르시 노율란드 경찰서 앞입니다. 올보르시와 그 주변부의 치안을 총괄하는 올보르 중앙경찰서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한국 시각으로 오늘 새벽 4시, 이곳 시각으로는 어젯밤 8시에 정유라 씨가 체포된 뒤, 현지 경찰이 이곳으로 정씨를 압송했습니다.

지금 이곳 시각으로는 정오가 막 지났는데요.

덴마크 경찰은 오늘 오전 정씨를 불러 일부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조사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앵커]

지금 있는 덴마크 올보르라는 곳은 지도에서 보여드렸습니다마는, 덴마크 쪽에서도 북단에 가까운, 취재진이 프랑크푸르트에선 굉장히 먼 도시 같습니다. 한국에선 좀 생소한 곳이기도 하고요.

[기자]

네, 덴마크 올보르는 덴마크 내에서는 규모가 3~4위 정도하는 도시이긴 하지만 인구가 12만여명 수준입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북쪽으로 고속도로를 10시간 이상 달리면 나옵니다.

그동안 일부 언론을 통해 최순실씨 모녀가 이곳 승마장에 나타났다는 목격담이 간혹 보도되긴 했습니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곳이 교통의 요지라는 건데요. 공항이 하나 있고요. 최순실씨가 한국으로 들어오기 전 들른 영국 런던도 직항편으로 이동할 수 있고, 기차역도 차로 5분 거리에 있습니다. 급한 경우에 이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가 쉬운 겁니다.

[앵커]

아마 그런 교통의 편리성, 혹시 필요하면 다른 곳으로 도피하기 쉽다는 곳이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거처를 옮기지 않고 올보르에 계속 있었는지도 모르겠는데요. 은신처 인근 주민들 얘기도 들어봤다고요?

[기자]

네, 일단 올보르 외곽은 한적한 전원 마을 분위기이고 이웃 주민들도 주로 장년층, 노년층이 많았습니다.

주민들은 한결같이 "정씨 등이 좀처럼 밖으로 나오는 것을 보지 못해 이상했다"고 말했습니다. 정씨 일행이 외출을 삼가면서 외부와 차단된 생활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앞서 리포트에서도 나왔지만, 이가혁 기자가 정씨의 은신처라고 본 단서들 중 결정적인 게 어떤 것이 있었습니까?

[기자]

바로 은신처 차고에 주차돼 있던 폭스바겐 차량이었습니다. 최순실 씨가 노승일 부장에게 구입을 지시한 밴인데요. 제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처음 도착해서 취재를 할 때부터 "이 차를 찾아야 정유라가 어디있는지가 나온다" "아마 지금도 차를 타고 다닐 것"이라는 교민들의 증언을 여럿 들었습니다.

특히 덴마크 차는 번호판이 DK인데 이 차는 독일 등록차량인 D가 적혀 있었고, 최순실씨의 호텔과 유령회사들이 설립된 근거지인 '헤센주'를 뜻하는 스티커도 붙어 있었습니다.

또 독일에선 자신의 이름 이니셜을 따 번호판 알파벳으로 주로 선택하는데 'CS', 즉 최순실씨의 영문 이니셜도 적혀 있었습니다. 차량 안쪽에는 사진으로 많이 알려진 정씨의 승마 모자와 아들이 쓴 카시트도 있었습니다.

[앵커]

이가혁 기자 목소리가 좀 더 작게들리는데요. 조정실에서는 목소리를 높혀줬으면 좋겠습니다. 번호판까지 바꿀 경황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결정적인 정황을 이가혁 기자에게 알려준 셈이나 마찬가지가 돼버렸는데, 체포 상황을 한걸음 더 들어가서 짚어보죠. 일단 이 기자가 신고를 하게 된 경위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일단 저희 취재진이 마을에 도착해 정씨의 은신처라고 확신을 한 것이 지난달 31일 새벽입니다. 이후 외출하는 정씨를 만나기 위해 기다렸지만 전혀 밖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취재진을 알아챈 정씨 일행이 집안 불을 모두 끄고, 창문 블라인드를 내려 바깥과 완전히 차단했고요. 이불로 창문을 덮는 등 철저하게 숨어버리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결국 다음날까지 기다리다 1일 오후 4시쯤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저희가 은신처를 잠시라도 벗어난 사실을 정씨 측이 파악한다면 새로운 장소로 도주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또 한국 경찰이 정씨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 요청을 한 만큼 덴마크 수사 당국에 해당 사실을 알리고, 현지 기관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낫겠다고도 판단했습니다.

[앵커]

경찰이 출동하고서도 체포까지는 4시간 가량 걸렸다고 들었습니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을까요?

[기자]

일단 현장에 출동한 덴마크 경찰이 처음 내뱉은 말이 "something strange", 다시 말해 뭔가 이상하다는 거였습니다. 외관만 봐도 창문이 커튼도 아닌 이불 등으로 마구 가려져 있고 인기척은 있는데 아무런 응답을 안했기 때문입니다.

일단 경찰이 내부에 들어가 정씨 등을 조사했지만 강제로 구인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습니다. 일단 우리나라 경찰이 공식적으로 인터폴에 정씨를 적색 수배자로 등록해달라고 요청한 것은 절차상 아직 '등록 완료'가 되지 않은 상태라 덴마크 경찰이 정씨를 전산조회해보면 기록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그동안 보도한대로 독일 검찰도 정씨를 추적하고 있다는 내용을 파악해 왔는데요. 덴마크 경찰 측에 저희가 독일 검찰과 주고받은 이메일을 보여줬습니다.

또 새해 첫날인 1일 오후다 보니, 행정적인 확인 절차에 시간이 평소보다 더 걸린 것도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덴마크 경찰 상부에서 내린 체포 명령을 받고 경찰들이 출동했고, 결국 정씨를 집 밖으로 데리고 나온 겁니다.

[앵커]

신고를 받을 당시까지 덴마크 경찰은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모르고 있던 상황이었고, 이가혁 기자가 보여준 그동안의 기사나 이메일 등을 보고 판단이 섰다는 얘기인데요. 왜 적색체포까지 들어가있는 사람이 인터폴의 체포 대상에는 올라있지 않았던 걸까요?

[기자]

제가 현장에서 파악하기로는 한국 경찰청에서 인터폴에 적색수배자로 올려달라는 요청은 하는데 인터폴이 그거를 접수해서 명단에 올리기까지 서류상의 시간이 걸리고, 또 연말까지 겹치다 보니 행정적 처리가 늦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아무래도 그 문제는 며칠뒤면 해결이 나긴 할텐데요. 이 사람들이 불법 체류로 체포돼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72시간동안만 구금이 가능하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면 72시간 이후에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기자]

지금 제가 현장에서 체포당시에 체포를 직접 한 경찰에게 파악한 결과로는 일단은 불법체류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고, 다만 완료되진 않았지만 한국 정부가 인터폴 수배요청을 한 사실이 파악됐고, 독일 검찰도 돈 세탁 혐의와 관련해서 수사중이라는 사실이 파악됐기 때문에 상부의 명령을 받아서 체포를 한다고까지 파악된 상태입니다.

그리고 어제 현지 경찰이 말하기로는 구금할 수 있는 시간이 24시간이라고 표현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오전에 경찰서에 파악하려 했지만 정씨와 관련해 워낙 민감하게 반응해서 어떠한 정보도 이곳에서는 저희가 파악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앵커]

정리해봅시다. 만일 불법체류로 구금했다면 72시간인데, 어제 이가혁 기자가 파악한 바로는 덴마크 경찰이 불법체류로 구금했다는 얘기는 한 바가 없다, 그렇다면 24시간이냐, 그것에 대해서도 얘기할 수 없다. 그러면 24시간이 되는 시점은 언제입니까?

[기자]

이곳 시각으로 저녁 8시였기 때문에 오늘 저녁 8시가 24시간이 될 것이고, 경찰이 저희에게 설명해 준 것이 있습니다.

한국 외교 당국에 우리가 정씨를 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릴 것이고, 외교 당국이 대화를 원하거나, 접촉을 원하면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것도 저에게 설명했습니다.

그러니까 체포한 상태에서 우리 정부에게 통보되면 그 다음 단계는 우리 정부가 해야된다는 취지로 저희에게 설명했습니다.

[앵커]

지금 단계에서는 한국 정부가, 특검도 움직이고 있으니까요. 얼마나 빨리 덴마크 경찰쪽에 연락해서 구금 상태를 늘리느냐, 아니면 긴급 송환 작업에 들어가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겠군요?

[기자]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어제 경찰이 설명한 취지가 우리는 체포를 하는 게 우리의 의무를 다 한 것이고, 그 이후에는 우리와 상관없으니 한국, 또는 독일이 알아서 해야한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따가 이가혁 기자를 다시 연결할텐데 조금 더 취재되는 내용이 있으면 포함해서 얘기를 해주기를 바랍니다. 뉴스 말미에 다시 연결하도록 하겠습니다.

같이 있던 보모와 함께 남성 2명, 어린 아이까지 전부 합쳐 5명이라고 들었는데요. 현지 경찰이 정유라씨 이외에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얘기하고 있습니까?

[기자]

저희도 집 울타리 밖에서 대기해야 했기 때문에 경찰이 집 밖으로 나오면 붙잡고 물어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남성 2명은 영어를 잘하지 못했고, 정씨의 승마 관련 업무를 돕기 위해 왔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이들이 한국에서부터 정씨를 동행했다는 추정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확히 이들의 신분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된 바가 없습니다.

[앵커]

그 부분도 혹시 확인되면 이따 말미에 다시 연결할 때 얘기해주기를 바라겠습니다. 우선 가장 명확하게 확인해야 할 것은 이 사람들이 24시간만… 거기 현지 시간이 몇시라고 했죠? 현재 시간이?

[기자]

지금 정오를 넘긴 낮 12시 17분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만일 24시간이라고 친다면 대략 한 7시간 반정도의 시간이 남은 것이고, 72시간이라면 시간이 더 있겠습니다마는 문제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특검이나 정부가 얼마나 빨리 대처하느냐에 달려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가혁 기자, 이따 다시 연결하겠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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