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뇌물죄 의혹…무너지는 대통령 '방어 논리' 짚어보니

입력 2017-01-02 21:3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이 문제는 취재 기자와 한걸음 더 들어가겠습니다. 심수미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박 대통령이 2014년 9월,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 행사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따로 만난 건데, 이 자리도 2015년 7월 독대자리와 같은 성격으로 봐야 하나요?

[기자]

2015년 독대는 청와대 인근 안가에서 이뤄졌습니다. 대통령과 총수들이 미리 시간약속을 하고 20~30분간 만났는데요.

2014년의 독대는 공식 행사 중간에 박 대통령이 요청해 별도의 공간에서 짧은 시간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요청을 기업 쪽에서 한 게 아니라 박 대통령 쪽에서 했다는 거죠. 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러 독대 자리를 마련해서 승마선수 육성을 당부했다는 얘기가 나오겠군요?

[기자]

첫 독대한 날이 2014년 9월 15일인데, 이보다 앞선 9월 10일쯤에 박 대통령은 안종범 전 수석에게 10대 그룹 총수들과 독대 자리를 잡아보라고 했고 각 그룹별 현안 내용도 정리해달라고 지시를 합니다.

이 부분은 안 전 수석의 수첩에서 확인된 내용인데요. 박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을 독대하면서 어떤 대화를 할지는 최소한 9월 15일 이전부터 계획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왜 많은 종목 가운데 하필 승마선수를 육성해달라고 삼성에게 당부를 한 것이냐, 하는 의혹이 들지 않습니까?

[기자]

이재용 부회장도 첫 독대, 2014년 9월 독대 뒤에까지만 하더라도 승마선수 육성과 최순실 씨나 정유라씨와의 연관성을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못했다는 게 삼성 측이 특검에 밝힌 입장입니다.

이듬해 3월, 삼성은 박 대통령 말대로 승마협회 회장사가 됐지만 박 대통령이 당부했던 '해외 전지훈련'의 정확한 의미를 알아듣지 못했다는 건데요.

[앵커]

박 대통령이 다시 만난 자리에서 다그쳤다는 얘기가 합리적으로 성립되네요?

[기자]

첫 독대로부터 10개월이 지난 2015년 7월, 박 대통령이 다시 "왜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느냐"고 재촉하자 최씨의 존재를 알게 됐고, 최씨의 독일 회사, 당시 이름은 코레스포츠였는데요. 코레스포츠와 급하게 200억대 계약을 추진하게 됐다고 진술했습니다.

[앵커]

최순실씨 회사와 200억대 계약을 맺은 게 박 대통령의 당부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그렇게 얘기되는 거죠.

[기자]

특검은 단순한 '당부' 차원이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이 두 번째 재촉했던 지난해 7월 독대 자리에서 "임기 내에 삼성가 승계 문제가 잘 해결됐으면 한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이 점은 박 대통령의 '말씀자료'에 명시된 내용입니다.

[앵커]

승마 지원과 승계 문제가 왜 여기서 결부되느냐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그게 결국은 승계를 돕기 위한 어떠한 것, 그 특혜를 바라고 승마에 대한 지원을 했을 것이다 하는 의구심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박 대통령은 하지만 삼성 뇌물죄 의혹과 관련해서 "완전히 엮은 것"이라면서 강하게 부인하고 나오는데요.

[기자]

네, 누구를 도와주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는 겁니다. 우선 다시 한 번 어제 발언을 보시겠습니다.

[기자간담회 (어제) : 완전히 엮은 것입니다. 누구를 봐줄 생각, 이것은 손톱만큼도 없었고…]

그러면서도 삼성물산 합병이 국익 차원에서 필요한 일이었다라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기자간담회 (어제) : 삼성 같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업이 공격을 받아서 이런 것(합병)이 무산된다든지 하면 국가적으로, 경제적으로 큰 손해라는 그런 생각을…]

[앵커]

그래서 모순이 발생한다는 얘기잖아요. 앞서 김필준 기자 리포트에서 나온, 문형표 전 장관의 "국익에 도움된다는 판단에 따른, 대통령의 지시였다"는 진술과도 같은 맥락이지요.

[기자]

법조계와 특검은 삼성의 일개 주주에 불과한 이 부회장의 지배구조를 공고히 해주는데 국민들의 연금을 이용한 점은 합리적인 국가 정책과는 거리가 멀다고 보고 있습니다.

60년대에나 있을 국가주도 경제성장에 젖은 사고방식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관련기사

[단독] "박 대통령, 이재용에 '정유라 지원' 직접 당부" [단독] 열 달 뒤…"승마 지원 소홀" 직접 다그친 대통령 [단독] 문형표도 "삼성합병 찬성 압력, 대통령 지시" 시인 박 대통령, 삼성 합병 개입 의혹엔 "완전히 엮은 것"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