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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 공판, 화학연구소서 9일 속개…VX 사용확인 목적

입력 2017-10-08 16:05

여성 피고인들 옷가지 등에 VX 신경작용제 오염 여부 규명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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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피고인들 옷가지 등에 VX 신경작용제 오염 여부 규명 예정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한 동남아 출신 여성들에 대한 공판이 9일 말레이시아 정부 연구소에서 속개된다.

8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은 9일 말레이시아 화학청 산하 화학무기분석센터에서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5)와 베트남 국적자 도안 티 흐엉(29)에 대한 2주차 공판을 시작하기로 했다.

두 피고인이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로 김정남을 살해할 당시 입고 있었던 옷가지 등을 증거물로 제출하기 전 직접 살피기 위해서다.

화학무기분석센터에는 현재 도안 티 흐엉의 흰색 스웨터와 손톱, 시티 아이샤의 티셔츠 등 VX 신경작용제의 흔적이 검출된 증거물들이 보관돼 있다.

말레이시아 판사들은 직접 범죄 현장을 참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부 연구소에서 열리는 공판이 이례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피고측 변호사들도 순전히 안전을 생각해 재판 장소를 일시적으로 변경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약 한 시간 가량 연구소에서 관련 증거를 검토한 뒤 법원으로 돌아와 재판을 계속할 예정이다.

지난 5일 증인으로 출석했던 라자 수브라마니암 화학무기분석센터 소장은 시티 아이샤와 도안 티 흐엉이 범행 당시 입고 있던 옷에서 VX 신경작용제의 흔적이 나왔다고 증언했다.

두 사람이 VX 신경작용제로 김정남을 살해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처음 공개된 것이다.

라자 소장은 VX 신경작용제를 손에 묻혀 사용했더라도 15분 이내에 흐르는 물에 씻기만 하면 큰 부작용 없이 제거 가능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시티 아이샤와 도안 티 흐엉은 올해 2월 13일 오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VX 신경작용제를 바른 뒤 화장실에서 손을 씻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두 사람이 어떻게 중독되지 않을 수 있었느냐는 의문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다.

앞서 김정남의 시신을 직접 부검한 전문가인 모하마드 샤 마흐무드는 "사인은 급성 VX 신경작용제 중독"이라면서 심장마비 등 기타 사인으로 의심될 요인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변호인들은 VX 신경작용제의 흔적만으로는 유죄를 입증할 증거가 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시티 아이샤의 변호를 맡은 구이 순 셍 변호사는 "칼을 들고 있었다고 사람을 죽였다는 것이 되지는 않는다"면서 "검찰은 더 강한 증거를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이번 주 공판에서 시티 아이샤와 도안 티 흐엉이 김정남을 공격하는 모습 등이 담긴 공항내 CCTV 영상을 증거물로 제출할 예정이다.

검찰이 제출할 영상에는 두 여성이 독극물을 다루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모습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의로 살인을 저지를 경우 사형을 선고하도록 규정한 말레이시아 현지법상 유죄가 인정되면 두 사람은 교수형에 처할 수 있다.

시티 아이샤와 도안 티 흐엉은 올해 2월 현지 당국에 체포된 이후 리얼리티 TV쇼 촬영을 위한 몰래카메라라는 북한인 용의자들의 말에 속았을 뿐이라면서 억울함을 호소해 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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