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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국내 '위안부 추모비' 철거 외교 노골화

입력 2012-05-03 09:32

뉴저지주 팰리세이즈에 재정지원 대가 철거 요구

시당국 "교육에 필요‥압력에 굴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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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주 팰리세이즈에 재정지원 대가 철거 요구

시당국 "교육에 필요‥압력에 굴하지 않을 것"

일본 정부가 미국에 설치된 일본군 위안부 추모비의 철거를 위한 외교적 움직임을 노골화하고 있다.

미국은 물론 서방권 전역에서 유일하게 위안부 추모비가 설치돼 있는 뉴저지주의 한인 밀집지역인 팰리세이즈파크에서다.

하지만 팰리세이즈파크 시당국은 일본의 압력에 결코 굴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2일(현지시간) 미국 한인들의 권리신장 운동을 펼치는 한인유권자센터(KAVC)와 팰리세이즈파크시 등에 따르면 히로키 시게유키 주미 뉴욕총영사와 나가세 켄수케 정무담당 부총영사가 전날 시청을 방문, 도서관 앞에 건립돼 있는 '위안부 기림비'가 양국 관계증진 프로그램에 중대한 걸림돌이 된다며 '철거'(remove)를 요구했다.

일본 측은 기림비를 없애는 대가로 벚꽃길 조성을 위한 벚꽃나무 지원과 도서관 장서 기증, 미일 청소년 교환 프로그램 신설, 시가 추진하는 사업에 대한 거액의 투자 등을 약속했다.

일본 자민당 의원 4명도 조만간 시청을 방문해 기림비의 철거를 요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림비를 제거하기 위한 일본 정부 차원의 외교적 노력이 본격화된 셈이다.

그러나 제임스 로툰도 팰리세이즈파크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위안부 기림비는 전쟁과 인권침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교육에 꼭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반복될 철거 압력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역사의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또 전쟁범죄 등 잘못된 과거는 재발하지 않도록 드러내고 교육해야 한다는 게 내 정치철학"이라며 "특히 추모비는 여성과 인권에 관한 문제로 정치나 외교에 우선돼야 한다. 우리 지역에 추모비가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계인 이종철 팰리세이즈파크 시의원도 "일본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우리 시와 협의하기 전에 한국 정부 및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먼저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날 시청을 방문한 일본 외교관들은 시를 지원하는 여러가지 방안에 대해 이야기하다 뒤늦게 기림비 철거 문제를 끄집어냈고, 이에 로툰도 시장은 상당한 불쾌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팰리세이즈파크의 기림비는 미 연방 하원에서 위안부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한 지 3년여 만인 지난 2010년 10월23일 한인유권자센터를 주축으로 진행된 미국 동포들의 풀뿌리 시민운동 결과로 세워졌다.

유권자센터는 한인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서명운동을 벌였고 이를 통해 팰리세이즈파크시와 버겐카운티 행정부를 상대로 설득작업을 벌여 추모비를 설치할 부지와 석재를 기증받았다. 건립비용 1만달러는 교민들의 후원금으로 마련됐다.

서구권 최초로 세워진 이 기림비는 당시 미국은 물론 일본과 한국에서도 큰 이슈가 됐다.

가로, 세로 약 1미터 크기의 대리석 기림비에는 "1930년대부터 1945년까지 일본 제국주의 정부 군대에 유린당한 20여만명의 여성과 소녀들을 기린다"며 "'위안부'로 알려진 이들은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인권 침해를 당했으며, 우리는 인류에 대한 이 잔혹한 범죄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적혀 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유권자센터가 위안부 결의안 통과 5주년을 맞는 7월31일까지 뉴욕 플러싱 등 미국의 3개 지역에 추가로 추모비 건립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최근 뉴욕시에 `불가' 입장을 공식적으로 전달하는 등 조직적인 방해를 하고 있다고 유권자센터가 밝혔다.

유권자센터는 플러싱의 한인 타운에서는 미국 최초로 위안부를 추모하는 도로인 가칭 '위안부 기림길'을 만들기 위해 시당국과 활발하게 접촉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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