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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놈들 못 막으면 미군 보낼 것"…트럼프, 니에토 협박

입력 2017-02-0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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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놈들 못 막으면 미군 보낼 것"…트럼프, 니에토 협박


"나쁜놈들 못 막으면 미군 보낼 것"…트럼프, 니에토 협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나쁜 놈들(bad hombres)을 막지 못하면 미군을 보내겠다"고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1일(현지시간) 지난달 27일 두 정상 간 통화 녹취록 발췌본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니에토 대통령에게 "거기엔 나쁜 놈들이 많다. 당신들은 그들을 막을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당신 나라 군대가 겁을 먹은 것 같다. 우리 군은 그렇지 않다. 내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군을 보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옴브레(hombre)'란 사람, 사내, 남자라는 뜻의 스페인어로 친한 사이 혹은 낮은 상대를 편하게 부르는 호칭이다. 때론 상대방을 비하하는 녀석이나 놈 등의 의미로도 쓰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나쁜 놈들'이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마약 조직과 불법 이민자 등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이 확보한 녹취록에는 니에토 대통령의 반응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이번 녹취록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공개 상태에서 어떻게 외교를 진행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드물고 인상적인 기회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정상들과의 대화에서도 대선 캠페인 당시 군중들 앞에서 외치던 거칠고 직설적인 언어들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양국 정상 간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장벽 건설 강행으로 양국의 갈등이 고조되던 시점에서 이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장벽건설 비용을 멕시코에 떠넘기자 니에토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는 입장을 취하던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시간 정도의 통화 이후 "니에토 대통령과 매우 좋은 이야기를 했다. 양국 관계를 개선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AP통신은 해당 녹취록을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입수했다고 밝혔다.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멕시코 인터넷 매체인 '아리스테기 노티시아스(Aristegui Noticias)'는 지난달 31일 이와 비슷한 통화 내용을 보도했다. 돌리아 에스테베스(Dolia Estevez)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니에토 대통령에게 굴욕감을 안겨주는 모욕적인 대화였다"라고 보도했다.

멕시코 외교부는 해당 보도 내용이 완전한 허위를 바탕으로 한 보도라고 일축했다. 멕시코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양국 정상간 대화와 관련된 주장들은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두 정상의 대화는 건설적이었다"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코멘트 요청에 답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대선 캠페인 당시에도 "나쁜 놈들"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었다. 당시 그는 마약상들과 나쁜 놈들을 미국에서 추방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그의 발언은 이민자들을 비하한다는 논란을 일으켰었다.

AP통신은 녹취록을 통해 드러난 트럼프의 발언들은 트럼프가 외교정책에서 취하고 있는 저돌적 태도(bullish stance)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전 세계에서 오랜 동안 지켜져 내려온 관례를 깨트리려는 의도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기존 관례를 깨트린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이 밖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일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과 전화 통화를 했다. 미국대통령 혹은 대통령 당선인이 대만 지도자와 통화를 한 것은 1979년 미‧중 수교 이후 37년 만에 처음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7개 이슬람 국가 사람들의 입국을 금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멕시코 장벽 건설처럼 큰 논란을 일으킨 사안은 없었다. 멕시코는 누차에 걸쳐서 장벽건설 부담을 떠맡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니에토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취소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들여오는 멕시코 산 제품에 20%의 국경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또 다른 갈등을 일으켰다. 미국-멕시코 국경을 통해서는 하루 16억 달러(약 1조8448억원) 규모의 물품이 오간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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