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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들 "이름 바꿔 트럼프 새 정책으로 추진을"

입력 2017-01-1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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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들 "이름 바꿔 트럼프 새 정책으로 추진을"


미국 기업들 "이름 바꿔 트럼프 새 정책으로 추진을"


미국 기업들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구하기에 나섰다. TPP 지지자들은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상업적, 정치적 주도권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TPP를 살려야 한다면서 트럼프 측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미국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인수위원회를 통해 TPP를 살리기 위한 로비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WSJ은 미국기업들이 TPP를 폐기할 경우 이 지역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갈 것이라면서 트럼프 측을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 회귀' 전략의 일환으로 공을 들여온 TPP는 미국과 뉴질랜드, 싱가포르, 칠레,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베트남, 페루, 호주, 멕시코, 캐나다, 일본 등 총 12개국을 회원국으로 하고 있다.

WSJ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그동안 TPP가 중국을 고립시키기 위한 미국의 전략이라면서 경계심을 나타냈으나 최근 들어서는 TPP 가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마이클 프로먼 USTR 대표는 "TPP 철회는 중국에게 거대한 선물을 주는 꼴"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보이고 있는 트럼프는 줄곧 TPP 탈퇴 입장을 밝혀왔다.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TPP를 '일자리 킬러(a job killer)'라고 공격했다. TPP가 단지 아시아 지역과 무역을 하는 대기업들에게만 이익을 준다는 주장이었다.

트럼프는 지난해 오하이오 주 세인트 클레어스빌 유세에서 "TPP는 또 다른 재앙이다. 특정한 이해관계를 지닌 세력들이 우리나라를 범하기 위해 추진되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선 승리 직후인 지난해 11월 21일 "(취임 첫날) 우리나라에 잠재적 재앙인 TPP에서 탈퇴하겠다는 뜻을 밝힐 것이다. 그 대신 미국에 일자리와 산업을 돌려줄 공정하고 호혜적인 양자 무역 협정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기업들은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현재의 TPP 내용을 전면 재협상해 바꾸더라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관세 철폐와 경제통합이라는 TPP의 기본틀은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기업들은 TPP의 이름을 바꾼 뒤 이를 트럼프 주도의 새로운 국제무역협정으로 추진할 것을 건의하고 있다.

17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된 제47차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에서도 TPP를 옹호하는 목소리들이 쏟아져 나왔다. 미 상공회의소(the U.S. Chamber of Commerce)와 미국 1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조직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Business Roundtable), 미국농업인연맹(AFB) 등은 트럼프 행정부가 TPP 폐기 문제를 재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이런 브릴리언트(Myron Brilliant) 미국 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에게 TPP가 가져다 줄 전략적, 지정학적 이득을 이해할 것을 권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깊이 있는 토론이 필요하다.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가 즉각적으로 TPP를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AFB의 의회담당 선임국장인 데이비드 샐먼센(David Salmonsen)은 "미국 농부들은 TPP 폐기를 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TPP 로비스트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TPP를 새로운 이름으로 바꿔 추진토록 유도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트럼프가 새로 추진하는 무역정책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TPP 철회 번복"이라는 정치적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인 것이다.

지난 13일 트럼프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사안이 협의 대상(Everything is under negotiation)"이라면서 중국과 미국 간 무역협정도 재협상 대상임을 시사했다. 그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우리가 지닌 가장 큰 문제는 끔찍할 정도로 불균형을 이루고 있는 무역거래다. 지나칠 정도로 일방적이다. 공정하게 바꿔야 한다. 엄청난 규모의 돈이 걸려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중국 국가수반으로서는 처음으로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17일 기조연설에서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를 맹공했다. 그는 "자본과 상품, 사람의 이동을 막으려는 노력은 대양에서 고립된 호수와 같다. 서방 포퓰리스트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세계화의 흐름은 거스를 수가 없다"며 트럼프 당선자를 겨냥했다.

시 주석은 또 "무역전쟁에서 승자는 없다. 보호무역주의를 좇는 것은 어두운 방안에 스스로를 가두는 일이다. 우리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해서 아니(No)라고 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세계화를 향한 중국의 노력은 일렁이는 파도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우리는 세계화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웠으며 이러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며 중국이 세계화와 자유무역주의의 새로운 리더가 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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