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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은 태산인데…공전 거듭하는 '개점휴업' 국회

입력 2019-04-17 19:45 수정 2019-04-17 22:48

5시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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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부터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논란까지 한 달 가까이 여야 간에 인사 검증 부실 공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야 대치로 국회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죠.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16일) 중앙아시아 순방을 떠나기에 앞서서 여야정 협의체 가동을 통한 현안 논의를 여당 측에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고 반장 발제에서는 국회 상황을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여기 평균 연봉 1억 4000만 원의 직장인 300명이 있습니다. 어림잡아 한 달에 1000만 원씩은 최소한 받는 셈인 것이죠. 그런데 올해 1월부터 오늘까지 공식적으로 일을 한 날은 각자 차이는 있겠습니다만 대략 열흘 많아야 20일 남짓입니다. 남들 일주일에 하루 또는 이틀 쉴 때 이 분들은 일주일에 하루 또는 이틀 일한 꼴입니다. 이 정도면 정말 꿀 알바, 신이 내린 직장 이런 표현도 모자랄 정도입니다. 이쯤하면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아실 것입니다.

바로 국회의원입니다. 공식적으로 일한 날, 이 회의 출석일 기준으로 말씀드렸는데 사실 국회의원 업무가 국회 본회의나 상임위 출석하고 하는 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지역구도 두루 다녀야 하고 그 외에 필요하면 출장도 가야하고, 전문가, 공무원들 만나서 정책 협의도 해야 하고 일 많죠. 그래도 본업은 국회에서 토론하고 또 법 만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본업을 4달째 제대로 못 하는 것인지, 안 하는 것인지 아무튼 안 하고 있습니다. 1, 2월 국회는 본회의 한 번 제대로 못 열고 마무리 짓더니 3월 국회는 공전만 거듭하다 비쟁점 법안만 살짝 통과시키고 4월 국회는 아직도 의사일정 합의조차 못한 상황입니다.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 15일) : 이견이 있는 것은 있는 대로 처리를 하고, 민생이나 경제살리기와 같은 이런 입법들에 대해서는 저희가 합의를 해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들 마저 이야기가 되지 않아서
굉장히 답답하고요.]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지난 15일) : 우리가, 야당이 국정의 파트너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취지로 제가 제안을 했었으나 안타깝게도 상해에서 어떠한 합의를 이르지 못했습니다.]

상황이 이쯤 되니 국회의원들 사이에서도 '이제 제발 일 좀 하자'는 목소리 나오고 있습니다.

[윤소하/정의당 원내대표 (어제) : 국회 제발 일 좀 합시다. 과제가 산적한데 이러한 국회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배임행위입니다. 부끄럽습니다. 제발 일 좀 하는 국회를 만들 것을 다시 한번 각 정당 지도부에 촉구합니다.]

어제 중앙아시아 순방을 떠난 문재인 대통령도 출발에 앞서 환송 나온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에게 이런 당부를 했습니다.

[(음성대역) : 국회에서 최저임금 결정 구조 개편과 탄력근로제 개선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개정안 통과를 위해 여야 협의를 부탁하며, 여야정 협의체를 가동해 쟁점 사안들을 해결하는 게 좋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정쟁은 하더라도 여야정 협의체 가동시켜서 할 일은 함께 좀 하자 이런 것인데 일단 인사 문제를 두고 한국당과 함께 정부 여당을 강하게 비판하던 바른미래당은 협의체 가동 찬성 분위기입니다. 문제는 한국당인데요. 나경원 원내대표, 일단 부정적인 의사를 밝혔습니다.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지금 그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여·야·정 협의체를 이야기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에서 이런 소식 전하면 '국회의원 일 안한다' '세금 축낸다' 그러니까 '국회의원 대폭 줄이자' 이런 주장도 많이 나옵니다. 저는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무작정 줄이는 것 보다는 차라리 감시를 더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회의원이 너무 적어지면 대의 민주주의 기능에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있고요. 또 실제로 여야를 막론하고 불철주야 정책 개발에 힘쓰고 국민에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국회의원들도 꽤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좀 너무한 상황입니다. 이번 임시국회 다음달 7일에 끝납니다. 이제 한 20일 남은 것인데요. 진짜 일 좀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와중에 오늘 국회에서 KT 화재 원인 진상 규명을 위한 청문회가 열렸습니다. 지난 1월 KT 화재로 많은 피해가 발생했는데요. 이번 청문회 계속 미뤄지다 우여곡절 끝에 오늘 열렸는데 유영민 장관 불출석 문제를 두고 또 연기될 뻔 했습니다.

[김성태/자유한국당 의원 : 기습 출장으로 청문회를 회피한 유영민 장관에게도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하겠지만 더 큰 문제는 정부여당이 애초부터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KT화재 청문회를 기획해왔다는 것입니다. 정치적 의도를 갖고 기획한 KT 청문회를 이대로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 자유한국당 의원님들의 우려입니다.]

[김성수/더불어민주당 의원 : 황창규 회장의 부실 경영에 따른 화재책임을 추궁하기 위한 자리입니다. 따라서 유영민 장관의 출석여부는 부수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청문회 무력화를 기획했다느니, 거기에 아울러서 신경민 의원의 사보임까지 마치 청문회를 문제 삼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오늘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화재 원인 등을 두고 KT 황창규 회장을 집중 추궁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박성중 의원이 눈에 띄었는데요. 참고로 박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 때 인공지능 로봇과의 탁월한 소통 능력 이렇게 보여준 바 있습니다.

[박성중/자유한국당 의원 (지난해 10월 10일) : 헤이 클로이. (…) 헤이 클로이. (…) 내가 사투리를 쓰니까 사투리를 잘 못 알아듣는 것 같아요. (그럼요. 용기 내보세요.) 아주 잘했어.]

오늘 청문회에서는 주로 데이터양을 측정하는 단위죠. 기가, 기가바이트 그 중에서도 5기가를 강조했습니다.

[박성중/자유한국당 의원 : 5기가 상용화 경험을 공유해서 국격을 제고하겠다, 이런 차원으로 해서 이번 3개국 순방에 유영민 장관을 포함시켰습니다. 유영민 장관, 5기가 상용화에 얼마나 전문가입니까? 그거보다 더 전문가 많습니다. 아, 잘못했습니다, 제가. 5G…]

둘 다 글로 쓰면 숫자 5에 알파벳 G를 쓰니까 헷갈릴 수도 있죠. 국회 상황 들어가서 더 전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 소식도 잠깐 정리해보죠. 법원이 김경수 경남지사의 보석을 허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김경수 지사는 법정 구속된 지 70여 일 만에 풀려났습니다. 재판부는 지난달 열린 보석 심문에서 "피고인에게 보석을 불허할 사유가 없다면 가능한 허가해서 불구속 재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불구속 재판의 원칙을 가급적 지키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여야 정치권에서는 평가가 엇갈렸습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당연할 결과라는 반응을, 또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은 어불성설의 결정이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들어가서 바로 해보겠습니다.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할 일은 태산인데…공전 거듭하는 '개점휴업' 국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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