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미 금리인상 초읽기에 대출금리 '들썩'…가계 빚 비상

입력 2017-03-06 16:37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미 금리인상 초읽기에 대출금리 '들썩'…가계 빚 비상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3월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이 본격적으로 통화 긴축에 나설 경우 국내 금리도 뒤따라 오르면서 13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가 부실화화할 우려가 큰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미국이 금리 인상에 나서더라도 기계적으로 기준금리를 따라 올리지 않겠다는 생각이지만 이미 시장에서 대출 금리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1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가중평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3.39%로 전월 대비 10bp(1bp=0.01%)나 올랐다. 예금은행 대출 금리는 지난해 8월(2.95%)부터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44bp나 치솟았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신용대출과 보증대출 금리 상승세가 가파르다.

1월 보증대출은 16bp(3.07→3.23%), 신용대출은 7bp(4.44→4.51%)씩 금리가 올라 주택담보대출(3.13→3.16%)에 비해 상승폭이 컸다.

지난해까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5%를 넘었던 2%대 저금리는 대출은 이제 거의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예금은행 가계대출에서 '3% 미만' 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2월 37.1%에서 올해 1월에는 30.0%까지 줄었다.

대신 3%대 금리 비중이 54.5%에서 60.3%까지 높아졌고, 4%대(4.7→5.2%)와 5%대(1.4→1.8%) 금리 비중도 빠르게 늘고 있다.

'여신심사가이드라인' 등의 영향으로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 상호저축은행 등의 금리도 크게 뛰고 있다.

1월 상호저축은행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15.51%로 전월 대비 7.6bp 상승했다.

저축은행 주택담보대출(5.74→6.09%) 금리는 6%대를 넘어섰고 신용대출 금리(22.39→22.88%)도 크게 올랐다.

정부는 오는 13일부터 상호금융권에도 여신심사가이드라인을 적용할 방침이지만 풍선효과로 인한 가계 부실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부 특임교수는 "2금융권에도 여신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면 대출 수요가 대부업이나 불법 사금융으로 옮겨가면서 가계대출의 건전성이 떨어지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 이후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앞다퉈 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 대출 금리가 더 가파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연준이 당초 예상과 달리 훨씬 강하게 '매파적'으로 전환하면서 한은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미국을 따라가며 금리를 올릴 경우 가계부채가 부실화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과 금리가 역전될 경우에도 자금 유출이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를 수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이날 임원들에게 대응책 마련을 지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총재는 이날 임원회의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상황 변화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구체화시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금리 정책을 통해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자금 유출을 억제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부 교수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국내 시장금리도 더 오를 수 밖에 없다"며 "미국이 금리 인상을 해도 자본 유출을 억제할 수 있는 거시건전성 규제를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관련기사

슬금슬금 '고정금리' 줄이는 은행들…가계 빚 질도 나빠진다 가계대출 '빚의 풍선효과'…뒷북 대책에 질도 나빠져 가계 빚 1344조…'30대·60대 이상' 부채 증가 심각, 왜?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