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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확산 우려속 서울시 공무원시험…수험생들 "감염 불안"

입력 2015-06-1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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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들어오세요. 앞에 분과 간격을 두고 정문을 통과해주세요."

13일 오전 9시20분 서울 강서구 덕원중학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우려에도 2015년도 서울시 공무원 임용시험이 예정대로 실시되면서 수험생들 사이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오전 10시 시험을 치르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는 수험생들은 메르스에 대한 걱정으로 대다수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정문 앞 출입구에는 강서구 보건소 관계자들이 수험생들의 이마에 비접촉성 열감지기로 발열 여부를 확인했다. 덕원중에는 비접촉성 열감지기 20여대가 배치됐고 열화상 카메라가 한대 설치됐다. 동시에 입실하는 수험생들에게는 손소독제를 제공하고 마스크를 지급했다.

보건당국은 체온이 37.5도가 넘을 경우 메르스 의심 환자로 분류하지만 이날 덕원중에서는 37도 이상을 기준으로 뒀다. 비접촉성 열감지기에서 37도가 넘을 경우 수은체온계로 다시 3분 가량 체온을 측정하고 37.5도가 넘을 경우 보건소로 이송한다는 방침이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정문 안쪽에는 구급차가 대기했다. 강서구 보건소에는 수험생 중 발열 환자가 나올 경우에 대비해 보건소 4층에 임시 시험장으로 18석을 마련했다.

노말선 강서구청 건강관리과장은 "시험을 앞두고 긴장하거나 뛰어오면서 열이 다소 올라간 사례가 있다. 이어폰을 끼고 온 학생도 열이 높아졌다"면서 "안정을 시키고 다시 체온을 측정하니까 정상체온이 나왔다. 고열로 측정된 사람은 한명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전날 감염우려를 차단한다며 각 시험장에 대한 방역소독을 실시했다. 시험이 끝난 후에도 한 차례 소독을 더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수험생들의 우려는 쉽게 가시지 않았다. 장모(29)씨는 "서울시 공무원시험의 경우 전국에서 수험생들이 몰려들기 때문에 메르스 감염에 대한 우려가 높다"며 "특히 메르스 환자 발생 지역이거나 발생 병원에 가까운 시험장일 경우 걱정이 안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올라온 조모(28)씨도 "서울시 공무원은 지방에서 많이 올라온다"며 "아직 지방은 청정지역이 많이 있는데 혹시라도 전파가 될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2년 정도 시험을 준비했다는 정모(28)씨도 "많은 사람들이 시험을 보다보니 메르스 감염에 대한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며 "시험이 연기됐으면 나아겠지만 정해졌기 때문에 수험생 입장에서는 시험을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2주 뒤인 27일에는 지방직 9급 공무원 시험을 앞두고 있어 수험생들의 불안감이 높다.

손모(29)씨는 "혹시 메르스에 감염돼 오늘 시험보다 더 중요한 지방직 시험을 망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모(28)씨도 "자칫 이번에 메르스에 감염돼 지방직 시험에서 격리라도 된다면 낭패라는 소리가 나온다"면서 "시험 전에 실시했다는 방역도 미덥지는 못하다"고 말했다.

메르스 자가격리자와 능동감시자에 대한 자택 시험은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수험생 중 미리 신청한 자가격리 대상자 3명은 자택고사장에서 시험을 실시했다. 수험생들은 시험감독관 방문 하에 시험을 치르지만 형평성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권모(29)씨는 "형평성 문제로 자택 시험을 실시한다고 하지만 수험생 입장에서는 그 자체가 형평성을 해친다고 생각된다"며 "메르스 환자에 대한 특혜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관리감독관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차라리 연기하는게 낫다는 목소리도 있다"고 꼬집었다.

1년여간 시험을 준비한 박모(29)씨도 "감독관이 있지만 신뢰할 수 없다"며 "수험생들은 오랫동안 시험을 준비해왔다. 자택 격리로 시험을 보는 사람들은 부정행위에 대한 가능성이 있어 논란이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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