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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뉴스] 이제 대화의 상징으로? 한반도 정세 속 '38'

입력 2018-06-01 21:48 수정 2018-06-02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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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금요일 비하인드 뉴스, 정치부 안지현 기자 나와있습니다. 안 기자, 첫 번째 키워드부터 볼까요?
 

[기자]

네, 첫 번째 키워드 < '38'의 힘> 입니다.

[앵커]

38. '38의 힘'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우리 시각으로 오늘(1일) 새벽이죠,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북·미 고위급 회담을 마쳤는데요.

그런데 이 회담 장소는 전날 저녁 만찬을 가졌던 곳이죠.

뉴욕 맨해튼 '38번가'에 있는 코린티안 콘도였습니다.

[앵커]

그 '38'이군요.

[기자]

네 맞습니다. 55층짜리 주거용 아파트 건물인데요.

그런데 이 건물에 있는 주 유엔 미국 차석대사 관저에서 열린 것입니다.

주 유엔 북한 대표부와도 600m 거리로 가까울 뿐만 아니라 관저에서 할 경우, 무엇보다 보안상 용이하기 때문인데요.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현재 주 유엔 미국 차석 대사가 공석이어서 관저가 비어있었다는 점도 있었는데요.

그래서 우리 정부 관계자는 "비어있는 사무실을 미 국무부가 잘 활용한 셈"이렇게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빌딩이 있는, 아까 말씀하신 38번가의 '38'이라는 숫자가 최근 한반도 정세에 아주 자주 등장합니다.

[앵커]

그래서 첫 번째 키워드로 잡았을 텐데, 어디에 또 등장합니까?

[기자]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이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는데요.

지난 달에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해 김영철 부위원장을 만났을 때 안내 받았던 곳이 바로 고려 호텔의 '38층'이었습니다.

[앵커]

똑같이 '38층' 인 것이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고려호텔은 모습이 지금 나올텐데요. 1985년 쌍둥이 건물로 지어졌습니다.

지난번 평양을 방문했던 우리 예술단이 이곳에 머물렀고, 주로 평양이나 북한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묵는 호텔입니다.

호텔 안에는 회전식 식당 뿐 아니라 영화관 등이 갖춰져 있다고 하고요.

두 사람은 38층 방에서 회담을 하고 바로 위층인 39층에서 오찬을 했는데요.

당시 오찬에는 철갑상어와 오리, 랍스터, 스테이크 등 아주 고급 요리들이 나왔다고 합니다.

[앵커]

지금 화면에 나오고 있는 저 장면이군요. 상당히 고급스러운 만찬 장면입니다.

[기자]

그래서 현장에 있던 외신 기자는 그 때 당시 상황을 어떻게 묘사를 했냐면, "미국이 그토록 주민을 착취하는 나라라고 맹비난했던 이곳에서 너무 많은 음식이 차려지자 폼페이오 장관과 일부 보좌진은 먹으면서 죄책감을 느꼈다" 이렇게 현장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게 느낄 수도 있었겠군요. 그런데 이제 단 2개 가지고, '38의 힘'이라고 제목을 뽑지는 않았을 것 같고 또 다른게 있습니까?

[기자]

아까 키워드에 나왔던 '38선'.

1945년 미국과 당시 소련이 남북을 인위적으로 나뉘어 놓은 위도인데요.

분단과 대결을 상징하는 숫자였던 '38'이 이제 만남과 대화의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는 의미에서 '38'을 뽑아봤습니다.

[앵커]

정의용 실장이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나서 북·미정상회담 이야기 한 것이 3월 8일인데, 그것까지 이야기하면 억지스러울수도 있겠습니다. 다음 키워드 한 번 볼까요?

[기자]

두 번째 키워드는 < 대포동과 맨해튼 > 입니다.

[앵커]

무슨 이야기죠?

[기자]

이번에도 북·미 고위급 회담 얘기입니다.

이틀 전이죠, 폼페이오 장관이 김영철 부위원장에게 만찬에 앞서서 보시는 것처럼 아까 관저가 있는 곳에서 이렇게 뉴욕의 모습을 보여주는 모습입니다.

[앵커]

37층에서 봤다는, 회담했던 장소에서 저렇게 보고 있는 모습이군요.

[기자]

네 맞습니다, 아마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을 이렇게 보고 있을 텐데요.

폼페이오 장관은 트위터에 "북·미 정상회담이 북한의 안전보장과 경제적 번영을 성취할 큰 기회를 제공할 것"이렇게 말을 한 바도 있는데, 이런 상황을 가장해보면 가장 화려하다는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을 보여주면서 '봐라, 북한이 CVID, 그러니까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하면 이같은 경제적 번영을 북한도 할 수 있다, 이런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아무리 그래도 뉴욕처럼까지 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 같기는 한데, 아까 키워드가 '대포동과 맨해튼'이었습니다. 대포동은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이야기 하는 것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1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요.

지난 2000년 10월, 미국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한 바 있습니다.

당시로써는 최고위급의 평양 방문이고 이후 지난달 지난 4월에는 폼페이오의 방문이 18년 만에 일이었던 것입니다.

당시 김정일 위원장은 올브라이트 당시 장관에게 북한의 대규모 집단체조 공연이죠, '아리랑' 공연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된 것은 이 공연 내용 중에서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인 '대포동 미사일' 발사 장면이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카드 섹션으로 등장을 했던 것입니다.

[앵커]

지금 저 장면이 카드 섹션으로 미사일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군요?

[기자]

네, 사람들이 카드를 펼치면서 발사하는 듯한 모습을 표현했던 것인데요.

공연을 보고 있던 올브라이트 장관이 굉장히 놀란 표정을 짓자, 김정일 위원장이 귓속말로 "이것은 북한이 쏜 최초의 미사일이지만 마지막이 될 것이다"이렇게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는 북한은 앞으로 미국과 협상을 앞두고, 군사력을 이처럼 갖고 있지만 동시에 미국과 협상의지가 있는 것 아니냐, 이런 분석이 나왔고요.

그런데 뒤에 올브라이트 장관이 이렇게 북한에 가서 아리랑 공연을 받은 것이 미국에서 비판을 받자, 이후에 클린턴 대통령은 북한을 방문했을 때 의도적으로 아리랑 공연을 보지 않겠다고 거절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손님을 초대하고 뭔가를 보여준다는 것이 외교적으로는 여러가지 함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을텐데 앞으로 또 이제 여러 정상들이 남과 북의 정상들 또 그리고 이제 미국정상들을 만나면서 어떤 모습이 연출 될지도 기대하면서 지켜볼만 하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안지현 기자였습니다.

(화면출처 : KBS 뉴스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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