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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그들이 만들어낸 어둠…시민 아닌 '폭민'

입력 2017-04-04 22:22 수정 2017-04-04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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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악의 평범성' 을 이야기한 학자 한나 아렌트의 말과 글들은 유독 최근 들어 수많은 이들의 입에서 회자됐습니다.

그저 시키는 일을 성실하게 수행했을 뿐이라던, 그러나 결코 의문을 달지 않았던 영혼을 상실한 사람들.

그들이 어떻게 세상을 망쳐왔는지는 굳이 이 자리에서 다시 되풀이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한나 아렌트의 말 가운데 주목하고 싶은 다른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폭민'

아렌트는 절망과 증오로 가득한 시민들에게는 증오할 대상을 앞장서 만들어주는 누군가가 있게 마련이고 그들의 조작에 의해 시민은 바로 '폭민'이 된다고 말합니다.

즉, 폭민은 목적을 가진 누군가가 대중을 조작해 만들어내는 변질된 시민의 다른 이름이라 할 수 있겠지요.

돌이켜보면 피자 폭식판을 벌였던 그 폭민들은 여러 가지 형태로 진화 혹은 변모해 왔습니다.

누군가는 공공연한 협박과 증오의 말들을 쏟아냈고, 광장의 한복판에서 야구방망이를 휘둘렀으며, 언론과 특검과 헌법재판소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경찰의 출석요구마저 무시한 채 버티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현직 구청장이 연루되었다는 카카오톡 방에는 종북, 빨갱이, 계엄령… 도무지 21세기와는 어울리지 않을 단어들이 난무했지요.

오늘(4일) 나온 뉴스는 그 험악한 가짜뉴스들의 최초 작성자가 국정원 전 직원으로 드러났다는 음습한 내용을 전하고 있습니다.

전직 국정원 직원이 만들고 현직 구청장이 퍼 나르다…폭민은 바로 그들이 만들어낸 어두움의 다른 이름이었습니다.

'민주주의는 적을 품고 가야 하는 제도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지만, 끊임없이 선동하고, 시민을 '폭민'으로 조장하기 위해 앞장서는 사람들.

이들은 과연 품어야 할 가치가 있는 적일까를 다시 한번 깊게 고민해야 하는 오늘…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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