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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진정한 의미의 '진실'도 함께 인양될 것인가

입력 2017-03-22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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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8분이라는 시간, 애타는 시간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게 된 탄핵된 대통령은 직장인들의 출근 시간, 평소 30분은 걸렸음 직한 거리를 8분 만에 주파했습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생 중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을 것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 말이 틀리지는 않았을 것도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의 시간은 어땠을까…

8분도 아니고 8일, 아니, 800일도 아니고 그날로부터 1천일의 낮과 밤을 넘겨 세 번째의 봄을 맞이해야 하는 가족들은 그 긴 기다림 끝에 시험 인양이 시작되는 오늘(22일) 이른 새벽 진도로 발길을 재촉했습니다.

날씨는 간절했을 것이고 마음은 타인이 함부로 가늠할 수 없는 무언가…제가 그 마음을 표현해 드릴 수는 없을 것 같군요.

한없이 길게 느껴질 수밖에 없을 1초. 그리고 1초….

그리고 같은 시간, 오늘 새벽의 전임 대통령… 자신의 조서를 세밀히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고 혹시나 잘못 진술된 것이 없는지를 노심초사하는 데에 공교롭게도 7시간을 썼습니다.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 했으니 그 진실이 왜곡돼선 안 된다는 데에 이견을 달 수야 없는 것이지만…

3년 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그 날…당시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잘 알지 못하는데…검찰 소환조사가 끝난 뒤의 전임 대통령의 7시간은 너무도 잘 알게 된 우리의 이런 씁쓸함은 또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탄핵된 전임 대통령이 법의 심판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조서를 그 긴 시간 동안 어느 때보다도 집중해서 살펴본 바로 오늘.

마침내… 그 무너지는 상처를 품은 세월호는 이제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올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깊은 잠에 빠져있던 세월호가 물 위로 들어 올려지는 날. 우리가 원하는 진실. 진정한 의미의 '진실'도 함께 수면 위로 인양될 것인가….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밝혀질 것' 이라는 전임 대통령의 말처럼, 그리고 '진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그의 변호인의 말처럼 말입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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