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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연말정산 대란에 쏟아진 '정치권 말말말'

입력 2015-01-22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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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팩트체크 시작하겠습니다. 여야 할 것 없이 연말정산 관련한 정치인들의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죠. 맞는 얘기도 있지만 오히려 논란에 부채질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오늘(22일) 팩트체크에서 이런 발언들 하나하나를 점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이 코너, 팩트체크가 태어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정치인들의 말이 과연 맞느냐, 틀리느냐 하는 것을 점검하는 목적이기도 했거든요.

김필규 기자, 첫번째는 나성린 의원의 얘기인데 당시 조세소위 위원장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세제개편에 가장 책임자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겠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오늘 그래서 많이 인터뷰하던 중에 또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된 입장을 밝혔는데요. 먼저 한번 들어보시죠.

[나성린/새누리당 의원(오늘, MBC라디오) : 신고절차는 이게 사실은 작년하고 그렇게 변화는 없는데… 나이 많으신 분들이나 처음 하는 분들은 굉장히 복잡하게 느껴집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선 편리한 편입니다.]

그러니까 나이 많으신 분들에게 복잡하게 느껴진다라는 이야기인데. 글쎄요, 저도 사실 어제 방송 마치고 밤 9시 반부터 연말정산 작업에 들어가 봤거든요. 그랬는데 11시까지 해도 결국 다 못 하고 퇴근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작년과 꽤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직접 화면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이번 연말정산의 하이라이트, 바로 카드와 현금영수증 입력인데요. 예전에는 곧장 입력하면 됐는데 지금은 따로 계산기를 써서 먼저 합산을 해야 합니다.

전년도인 2013년 것도 넣어야 하고요, 또 전통시장에서 쓴 건지, 교통비로 쓴 건지도 구분해야 합니다.

그런데 보면 전년도인 2013년도 것도 넣어야 하고요.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또 전통시장에서 쓴 건지 교통비로 쓴 건지도 따로 구분해야 합니다.

2014년도 건 상반기, 하반기로 나눠야지 되고요. 직불카드 마찬가지로 이런 식으로 해야 하고요. 또 현금영수증도 다 이런 식으로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닙니다. 이렇게 나온 값을 다시 또 진짜 입력해야 하는 난에 일일이 입력해야지 끝이 나는 겁니다.

이런 과정을 다 해 보니까 이게 젊은 사람이라고 해서 정말 뚝딱 그냥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사실은 나이 들면 이런 거 못 한다는 선입견을 없애야 할 것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렇죠? 아무튼 그래서 결국 어제 김필규 기자는 마치지 못했고 오늘도 마저 해야 한다는 얘기입니까? (예, 그렇습니다.) 이게 굉장히 복합함에는 틀림이 없고요. 그런데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쉬운 편이다라고 하는 건 어떻습니까, 그건?

[기자]

취재를 해 보니까 그 이야기는 맞는 것 같습니다.

미국하고도 비교해봤는데, 미국보다는 좀 쉬운 편이었던 것 같고요.

미국은 어떻게 번 돈이냐에 따라 세율이 너무 다르고, 신재생 에너지에 투자했느냐, 하이브리드차를 타느냐 이런 것에 따라 공제 방식도 다양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복잡한데도 불구하고 왜 우리 같은 문제가 터져 나오지 않느냐,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LA에서 일하고 있는 공인회계사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죠.

[차비호/미국 LA 공인회계사 : 제가 보기로는 미국이 훨씬 복잡하죠. 일반인들이 세금 계산을 하기가 상당히 힘들어요. 그래서 대부분의 미국 일반인들은 여기서는 공인회계사가 세금보고를 거의 다 해요. 한국세법은 상당히, 제가 보기에는 간단한 것 같아요. 미국에 비해서는…]

[앵커]

개인이 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어렵다는 걸 들어보면 미국보다 우리가 어렵지 않은 건 맞는데, 다만 작년 거보다도 훨씬 더 우리가 복잡해졌고 따라서 결코 쉬운 건 아니다, 이렇게 정리를 할 수가 있을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작년과 변함이 없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는 분명히 없을 것 같습니다.

다음은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이야기인데요, 직접 먼저 들어보시죠.

[최경환/경제부총리(1월 19일) : (과거에는) 많이 거두고 많이 돌려주는 그런 시스템을 했습니다만 그건 납세자한테 과도한 부담을 준다, 이렇게 해서 덜 거두고 덜 돌려주는 그런 원천징수 제도를 개편한 바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을 한번 해 보겠습니다.

국세청에서는 예를 들어서 제가 올해 얼마를 벌고 또 얼마를 쓸지 모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간이세표에 따라서 매달 적당히 세금을 거둬갑니다.

그런데 지금 위에 보시는 것처럼 원래는 저렇게 선만큼 걷어야 되는데 평소에 저 주황색 부분만큼 너무 많이 걷어갔다면 나중에 연말정산을 통해서 이렇게 다시 저에게 돌려주는 거죠. 그걸 환급이라고 하는 거고요.

밑에 있는 것처럼 반면에 평소에 좀 적게 거둬갔다면 이건 이제 매달 거둬갔다는 걸 얘기를 합니다. 적게 거둬갔다고 그러면 나중에 연말정산 후에 부족한 만큼을 받아가는 거죠. 세금 추징이라고 하고요.

앞서 최 부총리 이야기대로 정부에선 이제까지 많이 걷어 많이 돌려주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론 적게 걷어 적게 돌려주겠다. 이건 경제의 활력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렇게 설명한 겁니다.

[앵커]

평소에 쉽게 말하면 봉급에서 원천징수를 조금 해서 봉급액수를 조금 더 늘려서 그걸 소비하도록 하겠다라는 얘기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게 누가 이야기한 거냐 보면,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입니다.

이명박 정부 때 장관이었죠. 2012년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내놓은 건데, 그러니까 벌써 저런 식으로 세금 걷은 지 2년째죠. 그런데 이번에 연말정산 논란이 커지니 이것 때문에 그런 거다, 뒤집어씌운 셈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그동안 정부의 부적절한 해명도 자주 도마에 올랐는데, 지난 20일엔 기획재정부가 연말정산 Q&A라는 자료에서 "서민증세라는 이야기는 일부계층의 사례만 보고 나오는 것"이라고 한 겁니다.

이번에 돈을 토해내야 하는 상당수 직장인들을 이렇게 일부계층으로 돌리니까 화나는 분들이 많았던 겁니다.

[앵커]

야당 얘기도 안 할 수가 없는데 요즘 야당도 같이 욕을 먹고 있잖아요. 사진에는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나옵니다마는, 이 역시 또 구설수에 올랐죠?

[기자]

예, 그렇습니다. 여러 가지 비판들, 또 이야기들이 야당 회의석상에서, 그리고 SNS상에서도 나왔는데요. 먼저 대표적으로 문희상 비대위원장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문희상/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장(1월 19일) : (이번 연말정산 논란은) 정부가 봉급생활자들의 지갑을 털어서 재벌 감세로 부족해진 세수를 메꾸겠다고 한 결과입니다.]

이렇게 정부를 향해 비판을 날을 세우고 있는데, 이 세법개정안이 통과될 당시 본회의 장면 한번 잠깐 보겠습니다.

2013년 12월 31일이었죠, 세법개정안이 통과되는데 찬성이 압도적입니다.

그런데 찬성 의원 명단에 문 위원장의 이름도 볼 수 있습니다. 지금 비판의 목소리 내고 있는 야당 의원들의 이름도 확인할 수 있고요.

[앵커]

여당이 이제 "당신들도 찬성하지 않았느냐"라고 지금 얘기를 하고 있는 건데, 글쎄요, 법안이 그때 하여간 무더기로 통과됐습니다. 그러면서 여 의원이든, 야 의원이든 이거 잘 모르고 소위에서 합의했다니까 그냥 찬성한 경우 많지 않을까요?

[기자]

바로 그 부분에 대해서 문 위원장 본인도 한 매체 인터뷰에서 해명했는데요, "본회의 들어오는 법안은 다 상임위에서 통과돼 올라오는 것이다. 그래서 특별히 반대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이 회의에서 처리된 법안도 113건이나 됐으니, 정신 없었다고 봐야겠죠.

하지만 그동안 이런 식으로 처리된 법안이 이뿐만 아닙니다.

이 사진 볼까요? 반대표 하나도 없고요, 찬성만 이렇게 있습니다. 이게 무슨 법안이었느냐 하면요. 지난해 정말 큰 논란을 일으켰던 단통법이었습니다.

지금 해명이든, 비판이든 정치권에서 여러 이야기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어떤 상황이든 간에 본회의에서 자신이 누른 한 번의 찬성버튼,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앵커]

하여간 이번에 느낀 것은 정말 국회의원들은 알고 찬성하는 걸까? 이런 느낌을, 의심을 계속해서 가졌는데 상당히 좀 그런 부분이 드러난 것은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김필규 기자와 팩트체크 진행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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