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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걸릴 줄 알았는데 68년이…" 오늘 이산가족 상봉

입력 2018-08-20 07:17 수정 2018-08-2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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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체결을 기준으로 하면 65년, 길게는 70년 가량 남과 북으로 떨어져 살아야 했던 이산 가족들이 오늘(20일) 금강산에서 다시 만납니다. 지난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첫번째 정상회담 당시 채택된 판문점 선언에 따라 이뤄지는 이산가족 상봉입니다. 마지막 상봉이 있었던 게 2015년 10월이었으니까, 2년 10개월 만입니다. 어제 속초에 모인 남측 가족들은 이제 잠시 후에 금강산을 향해 출발합니다. 꿈에 그리던 가족을 만나게 될 실향민들의 심정은 지금 어떨까요? 속초 이산가족 상봉단의 숙소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를 연결하겠습니다.

김소현 기자, 평생에 단 한 번만이라도 헤어진 가족들을 만나고 싶어했던 이산 가족들에게는 지금이 꿈만 같은 시간일 것 같습니다. 밤잠을 설치신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 언제쯤 금강산을 향해 출발하게 됩니까?
 

[기자]

네, 어제 이곳에 모인 1차 상봉단은 하룻밤을 보내고, 지금 아침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식사를 마치면, 오전 8시 반쯤 버스에 탑승해서 40분에 출발합니다.

상봉단은 고성의 남북출입사무소를 거쳐 오후 12시 반쯤 금강산 온정각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앵커]

네, 지금 얼마나 떨리고 긴장된 심정일지 대략 짐작은 할 수 있습니다만 이산 가족들의 한과 고통을 어떻게 다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김 기자가 그곳에 모인 이산 가족들을 직접 만나봤죠?

[기자]

지금 1차 상봉단은 남측에서 북측 가족을 찾은 분들입니다.

어제 몇 분을 만나서 설레면서도 안타까운 심경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북측에 딸이 있는지 몰랐다가 67년만에 소식을 알게된 유관식 할아버지, 북에 두고 온 여동생을 만날 생각에 말을 잇지 못하시던 민병현 할아버지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시죠.

[유관식/89살·북측 딸 상봉 : 통지 온 거 보고 깜짝 놀랐어요. 와 내 딸이 태어났구나. 가슴이 정말 얼마나 기쁜지 몰랐죠.]

[민병현/85살·북측 동생 상봉 : 걔들(동생들) 놓고 홀로 무작정 나온 거야. 살기 위해서. 일주일이나 한 달 정도 걸릴 줄 알았는데 68년이 됐네. 꼭 껴안고 잘못했다 용서해라. 할 말이 없어.]

[앵커]

그런데 이처럼 자녀나 형제를 만나는 분들은 생각보다 드물다고 들었습니다. 역시 세월이 너무나 흘러서 이산 가족들이 고령이기 때문이겠죠?

[기자]

네, 1차 상봉단 89명 중 7명만 직계 가족을, 25명이 형제를 만납니다. 3촌 이상의 친척 상봉이 대부분인데요.

예컨대 북측의 형을 찾았는데 형은 이미 돌아가시고 그 자녀들을 찾게 된 것입니다.

상봉대상의 연령이 높아지면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1차 상봉단의 최고령자는 101살의 백성규 할아버지로 북측의 며느리와 손녀를 만나러 왔습니다.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를 타신 분도 적지 않았고, 귀가 잘 들리지 않아서 소통이 어려운 어르신도 있었습니다.

어제 저녁에 의료진이 숙소를 돌며 상봉자들의 건강을 점검했는데 아직까지 특별히 문제가 있다거나 하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김소현 기자, 지난 6월 적십자 회담에서는 남과 북이 100명 씩 상봉하기로 했었는데, 이번에 보니까 가족 분들이 꽤 줄었어요. 이유가 무엇입니까?

[기자]

말씀하신대로 우리측 상봉대상은 89명, 북측은 83명으로 줄었습니다.

지난 4일 최종명단 교환 후에도 우리측에서면 9명이 상봉을 포기했는데요.

상봉자들의 건강이 나빠진 게 가장 큰 이유고요. 또 기대와 달리 먼 친척의 생사가 확인되면서 상봉을 포기하는 경우도 생겨났다는 게 당국자의 설명입니다.

정부는 앞으로 생사확인 의뢰자의 수를 늘리는 방안 등을 북측과 협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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