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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탐대실] 엑소 콘서트 티켓팅에 도전했다

입력 2018-06-29 10:18 수정 2018-08-03 18:42

세상은 못 구해도 너의 일상은 구해줄게
작은 탐사, 큰 결실 #소탐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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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못 구해도 너의 일상은 구해줄게
작은 탐사, 큰 결실 #소탐대실


[소탐대실] 엑소 콘서트 티켓팅에 도전했다


■ "엑소 콘서트 꼭 가고 싶어요!"

외국에서 유년기를 보낸 친구. 얼마 전 한국에 돌아와 그룹 엑소(EXO)의 광팬이 됐다. 엑소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싶었다. 그래서 콘서트에 가려 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꿈을 이루지 못했다. 엑소 콘서트 예매는 초보 팬에게 너무나 높은 벽이었다. 넘을 수 없었다.

그런데 다음 달 고척돔에서 엑소 앙코르 콘서트가 열린단다. 너무나 가고 싶지만 친구는 지금까지 성공한 적이 없으니 반쯤 포기한 상태라고 한다.

그녀의 쓸쓸한 뒷모습을 본 소탐대실,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세상은 못 구해도 너의 일상은 구해주기로 하지 않았는가. 우리는 엑소 콘서트 예매의 달인을 찾아 나섰다. 수소문 끝에 콘서트 예매 전적 30전 20승, 승률 66%를 자랑하는 고수를 섭외했다. 엑소 콘서트에서 그라운드, 그것도 무려 '연석', 연속된 자리를 차지한 경험이 있다. 연속된 그라운드 자리를 잡으면 엑소 팬들 사이에선 '세상 제일 부러운 사람'이 된다고 한다. 이 고수는 스탠딩 80번대 자리에도 서봤다.

단 고수는 하수인 친구를 위해 대신 예매해주지 않는다. 본인 자리 맡기도 바쁘기 때문이다. 세상이 만만치 않다.


■ 경쟁 사회의 축약판 '티켓팅'

 
[소탐대실] 엑소 콘서트 티켓팅에 도전했다


인생사 경쟁의 연속이라지만, 확률상 가장 피 튀기는 것은 콘서트 티켓팅이다. 대입, 시험, 취업 등 굵직한 이벤트만큼 높은 경쟁률을 보인다. 지난해 대기업 입사 평균 경쟁률이 37.5대1이었다. 2015년에 있었던 엑소 콘서트가 30대1이었으니, 확률로 보면 티켓팅이 취업 못지않게 힘든 거다. 승패가 갈리는 것도 고작 몇 분. 흔히들 말하는 경쟁 사회의 양상을 짧은 시간에 인터넷 창으로 목격할 수 있다.

티켓팅을 10대의 전유물로 보시는 분들도 있겠다. 이들이 아이돌 팬덤의 주류다 보니 아무래도 티켓팅을 할 기회는 많을 수 있다. 하지만 아이돌 팬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은 콘서트 티켓팅에 도전하게 된다.

지난 18일 싸이(Psy)의 '흠뻑쇼'는 예매 오픈과 동시에 60만 명의 동시접속자가 몰렸다. 인기 아이돌 콘서트에 필적할만한 숫자다. 2017년에 있었던 콜드플레이(Coldplay) 내한 콘서트는 더했다. 예매 당시 최고 90만 명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해 수많은 피해자(?)들이 속출했다. 콘서트를 보려고 대도시 인구가 몰려들었던 거다.

 
[소탐대실] 엑소 콘서트 티켓팅에 도전했다 티켓팅을 하는 우리의 모습 (출처 : Seinfeld)


이제 문화 생활도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가능하다. 피가 튀길 만큼 치열하다고 해 '피켓팅'이란 말도 생겼다. 우리가 언제 어디서 예매 창을 띄워 놓게 될지 모르는 일. 티켓팅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소탐해보자.


■ 콘서트 티켓팅의 역사는 짧지 않다

티켓팅 열기가 최근 현상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미 옛날부터 우리는 티켓팅을 해왔다. 지금과 방법만 달랐을 뿐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에 흙으로 빚은 티켓까지 나오지만, 오늘은 거기까지 살펴보진 않겠다.
 
[소탐대실] 엑소 콘서트 티켓팅에 도전했다


우리나라에 티켓팅 문화가 정착한 건 1세대 아이돌 때로, 오프라인 예매가 대세인 시절이었다. 당시에는 주로 은행에서 예매 대행을 맡았는데, 은행 전산망을 통해 선착순으로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그래서 밤새 은행 앞에서 줄을 서며 영업시간을 기다리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길고 길었던 대기 시간과 달리, 이때도 티켓팅은 순식간이었다.
 
[소탐대실] 엑소 콘서트 티켓팅에 도전했다


1998년 H.O.T. 콘서트 티켓 28,000장이 20여 분 만에 매진돼 화제가 됐었다. H.O.T.의 마지막 콘서트가 열렸던 2001년엔 10분 24초 만에 매진됐다. 오프라인 판매임에도 매진 속도가 요즘과 비슷하다. 같은 해 god의 전국투어콘서트도 10여분 만에 매진됐다.

덕분에 생각지 못한 곳에서 부작용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기사를 보니 티켓팅을 진행했던 한 은행은 고위 인사들의 티켓 요구로 골머리를 앓았다고 나와 있다.

 
[소탐대실] 엑소 콘서트 티켓팅에 도전했다


온라인 예매의 시초는 2000년에 열렸던 S.E.S. 콘서트다. 티켓 1만여 장이 모두 인터넷으로 판매됐다. 매진까지는 이틀이 걸렸다. 다른 콘서트에 비해 긴 시간이지만, 가요 공연사상 최초 온라인 예매임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기록이다.

 
[소탐대실] 엑소 콘서트 티켓팅에 도전했다
 

■ 취업만큼 어렵다는 엑소 콘서트 티켓팅에 도전한다

지난 12일, 결전의 순간이 왔다. 친구가 말했던 엑소 콘서트의 예매가 시작되는 날이다. 단독콘서트 투어를 마치고 하는 앙코르 콘서트라 분위기는 더욱 치열했다. 예매 당일 동시접속이 115만이었다.

이날 4명의 도전자가 대학로 PC방에 모였다. 우리의 하수 친구와 예매의 달인 고수, 그리고 고수와 함께 온 중수와 용병이다. 
 
[소탐대실] 엑소 콘서트 티켓팅에 도전했다

엑소를 좋아하는 마음은 모두 똑같지만, 보다시피 예매 실력은 제각각이다.

하수는 별다른 전략을 짜지 않았다. 뭘 준비해야 할지 몰라 오로지 자신의 스피드와 운에 모든 것을 걸었다. 사실상 무방비 상태.

반면 고수는 비장했다. 예매 오픈 한참 전에 미리 PC방에 와서 자리를 점검했다. 오늘의 운세에 나온 행운의 아이템이라며 손목시계도 차고 나왔다. 게다가 친언니까지 용병으로 데려왔다. 실력은 하수급이지만 머릿수를 하나라도 더 채우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고수의 친구인 중수도 열심이다. 고수만큼은 아니지만 몇 차례 콘서트 티켓팅 경력을 쌓으며 점점 감을 익히고 있다고.

과연 무사히 고척돔에 자리 잡을 수 있을까?
그들의 격정적인 도전이 시작됐다.

 
[소탐대실] 엑소 콘서트 티켓팅에 도전했다


■ < 티켓팅 0단계 > 사전 준비

예매 오픈 30분 전. 벌써 긴장감이 맴돈다.

- 하수 : 미리 예매 사이트에 들어가 로그인을 해놓는다. 이후 할 것이 없어 시간이 여유로운 하수. 왠지 고수의 기를 받아 행운을 기대하는 것 같다.

- 용병 : 고수가 여러 번 티켓팅에 성공한 적 있는 노트북을 사용하기로 했다. 일종의 부적인 셈. 티켓팅 전 단기 속성으로 고수에게 수업을 듣는다. 익혀야 할 세부 요령들이 많았다.

- 중수, 고수 : 기본적인 컴퓨터 세팅을 한다. 팝업 창 허용, 브라우저 창 여러 개 띄워놓기, 서버 시간 확인하기 등 나름의 절차를 밟았다. 고수는 중간중간 용병에게 숙지사항을 전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 < 티켓팅 1단계 > 접속부터 인고의 시간

오후 8시, 예매가 시작됐다. 시작과 동시에 바로 스피드 경쟁에 들어가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예매하기' 버튼을 누르자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예매 대기 중'이 시작된 거다.

- 하수, 용병 : 예매 대기 중이니 기다리라는 안내 창이 떴다. 일단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길 얌전히 기다린다.

- 중수 : 대기 창을 지켜보면서 동시에 팬덤 커뮤니티를 주시했다. 티켓팅 주요 상황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기 때문이다.

- 고수 : 고수답게 멀티태스킹을 선보였다. 대기 창이 뜨자 용병에게 아무 때나 새로고침(F5) 키를 누르지 말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중수와 함께 팬덤 커뮤니티를 주시함은 물론, 스마트폰으로 예매 사이트에 접속해 컴퓨터와 대조하며 상황을 지켜봤다. 마치 종합상황실 느낌이었다. 잠시 후 팬덤 커뮤니티에 예매 창으로 바로 가는 직접 링크, 이른바 '직링'이 공유됐다. 이를 빠르게 확인한 고수는 직링으로 접속을 시도했다.


■ < 티켓팅 2단계 > '이선좌'의 늪

드디어 날짜와 좌석을 선택하는 예매 창으로 들어왔다. 3일 중 원하는 날짜를 선택한 뒤, 이어서 구역과 좌석을 찍어야 한다.

- 하수 : 아직 1단계 대기 중 화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혹시나 해서 새로고침을 눌러보지만 별다른 효과는 없었다.

- 용병 : 콘서트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날 콘서트, 막콘이다. 과감하게 용병은 막콘인 일요일 공연을 선택했다. 하지만 들어가 보니 원하는 좌석은 이미 다 빠진 상태. 게다가 예매 창에서 실수로 '이전 화면'을 눌러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예매 초기 화면으로 돌아간 그는 영영 그 자리에 머물렀다고 한다.

 
[소탐대실] 엑소 콘서트 티켓팅에 도전했다


- 중수 : 날짜와 구역까지 순조롭게 선택했다. 마지막으로 좌석을 찍는데 이미 선택된 좌석이라고 나온다. 다른 사용자가 나보다 먼저 해당 좌석을 선택한 거다. 티켓팅 도전자들을 가장 초조하게 만든다는 이미 선택된 좌석, '이선좌' 현상이다. 다른 사람이 결제 중인 좌석이라 하여 '다결좌'라고도 불린다.

- 고수 : 고수도 첫 번째 좌석 선택에서 이선좌를 피해갈 순 없었다. 하지만 평정심을 잃지 않고, 다른 PC방에서 티켓팅 중인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친구와 진행 상황을 주고받으며 다른 구역들을 재빠르게 살펴본다.


■ < 티켓팅 3단계 > 결제 창이라고 방심하지 말자

좌석 선택이 끝나면 결제 창으로 넘어간다. 결제 정보만 입력하면 예매 완료!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단계에서도 튕겨 나가는 경우가 많으니 방심은 금물이다.

- 하수 : 여기서 하수는 방심해도 괜찮다. 아직도 1단계에 머물러 있다. 본인도 자신의 실패를 인정했는지 반쯤 포기하고 웹 서핑을 시작했다.

- 용병 : 하수와 함께 쉬고 있다. 2단계 실패 후 좌석 선택을 재시도해봤지만 계속 튕겨 소용이 없었다.

- 중수, 고수 : 무사히 결제 정보까지 입력했다. 결제는 무통장입금으로 했다. 그리고 '결제 완료'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면 된다. 여기서 튕기지만 않으면 결제는 완료된다.

마지막 단계까지 살아남은 중수와 고수. 과연 이들은 고척행 티켓을 손에 쥐었을까?
결과는 영상으로 확인해보자.

 
■ 초보자에게 유용한 꿀팁

- 용병을 섭외해라
하나보단 둘이 낫고, 둘보단 셋이 낫다. 티켓팅을 도와줄 주변 인물을 물색하자. 이번에 도전했던 고수도 퇴근하는 친언니를 끌고 왔다.

- 예매 과정을 숙지해두자
사이트마다 예매 절차에 차이가 있다. 단계별로 페이지를 넘기며 날짜, 좌석, 계좌정보를 써야 하는 곳도 있고, 한 페이지에서 다 입력하는 곳도 있다. 원하는 콘서트의 예매 사이트가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미리 들어가서 확인해보자. 엑티브X 설치가 필요하다면 이때 미리 해두면 된다.

- 팝업 창 허용은 미리미리
브라우저에서 팝업을 허용해두자. 예매 창이나 각종 안내 등이 팝업으로 뜨는 경우가 많다. 티켓팅 중에 팝업이 차단되어 불상사 보는 일이 없도록 하자.

- 시계를 띄워놓자
시간 엄수는 필수. 학교, 회사는 지각하더라도 여기선 1초라도 늦으면 안 된다. (지각하란 건 아니다) 예매 오픈은 서버 시간을 기준으로 하는데 표준 시간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예매하는 사이트의 서버 시간을 기준으로 새로고침(F5) 하는 게 중요하다. 네이비즘, 타임 시커 등의 사이트에서 서버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 브라우저 창은 여러 개
예매 창을 여러 개 띄어 놓자. 창마다 진행 속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개의 창 중에서 진행 속도가 빠르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좁혀가면 된다. 모니터가 작다면 브라우저 창 하나에 여러 개의 탭을 이용해도 된다. 컨트롤(Ctrl)+탭(Tap)+새로고침(F5)을 누르면 탭별로 돌아가면서 새로고침을 할 수 있다. 여유가 있다면 스마트폰 티켓팅도 병행해보자.

- 직링의 활용
앞서 < 티켓팅 1단계 >에서 나온 '직링'은 예매 페이지로 바로 갈 수 있는 직접링크를 뜻한다. 과정을 조금이라도 단축하기 위함이다. 직링은 주로 팬덤 커뮤니티에서 공유된다. 다만 무조건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니 여기에만 의지하는 건 위험하다. 비정상적인 직링은 예매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고수가 사용했던 직링은 괜찮은지 예매처에 물어봤다. 담당자는 해당 링크가 예매 상세페이지나 로그인 페이지로 연결하는 정상 경로라고 확인했다. 다만 비정상 경로로 접속할 시 접근이 차단된다고 한다.

- 결제는 무통장입금으로
본인의 신용카드 혜택이 아무리 좋아도, 티켓팅 할 땐 무통장입금이다. 신용카드는 카드 번호, CVC, 비밀번호 등 입력해야 할 결제 정보가 많다. 반면 무통장입금은 입금자명과 은행만 선택하면 된다.

- 실패, 그 후에는…
혹여나 티켓을 손에 넣지 못했어도 바로 좌절하진 말자. 취소표들을 모아 다시 예매를 시작하는 '취켓팅'이 있다. 또는 콘서트 티켓을 주는 이벤트에 응모하거나 양도표를 찾는 방법도 있다. 다만 양도표는 과도한 가격을 요구하거나 사기인 경우도 있으니 주의해서 알아보자.

 
■ 티켓팅 민간요법 팩트체크

뜨거운 티켓팅 열기를 방증하듯, 각종 민간요법이 팬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다. 그 중 기술적인 내용은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보안전문가 권석철 큐브피아 대표에게 물어봤다.

 
  • 예매 대행사 근처 PC방에서 티켓팅을 하면 더 빠른가?

    아니다. 서버와의 물리적 거리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 PC방에서 고사양 게임 하는 사람 옆 자리는 속도가 느리다는데?

    같은 공유기를 쓴다면 가능성 있다. 한 컴퓨터가 과부하가 되면 다른 컴퓨터도 영향을 받는다.

 
 
  • 공유기와 가까운 컴퓨터가 더 빠른가?

    가능성은 있지만 체감할 정도의 큰 차이는 아니다.

 
 
  • 스마트폰으로 티켓팅이 더 잘된다는 사람도 있던데

    무선인 LTE보다 유선 랜이 훨씬 빠르다. 성공하셨던 분들은 운이 좋았던 것 같다.



 
■ 티켓팅 대란에 도전했던 당신에게 박수를 보내며

치열한 경쟁을 뚫고 엑소 앙코르 콘서트 티켓을 거머쥔 분들, 축하드린다. 실패한 분들께는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조금이나마 이번 기사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음엔 꼭 골든 티켓을 손에 넣길! 건승을 빈다.

 
[소탐대실] 엑소 콘서트 티켓팅에 도전했다 출처 :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


소탐대실 끝.


#저희는_작은_일에도_최선을_다하겠습니다

기획·제작 : 김진일, 김영주, 박준이, 송민경

 
[소탐대실] 엑소 콘서트 티켓팅에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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