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대우조선해양 수사 시점 논란…홍만표·진경준 수사 물타기 지적

입력 2016-06-08 15:30 수정 2016-06-15 02:24

지지부진 전·현직 검사장 연루 사건 여론 시선돌리기용 분석
"진경준 사건 결단, 결국 김수남 총장이 국민 법감정에 맞춰야"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지지부진 전·현직 검사장 연루 사건 여론 시선돌리기용 분석
"진경준 사건 결단, 결국 김수남 총장이 국민 법감정에 맞춰야"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검찰의 전격적인 사정수사는 정운호 게이트와 진경준(49·사법연수원 21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 주식 대박 특혜 의혹 수사가 난항을 겪으면서 사실상 예고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인 홍만표(57·구속) 변호사의 전관로비 의혹이나 진 검사장의 넥슨 주식 특혜 의혹을 입증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온 검찰로선 여론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릴 돌파구가 필요했다는 판단에서다.

이 때문에 지난주부터 서초동 안팎에선 검찰이 두 사건을 덮을 만한 새로운 대형 사건을 조만간 터뜨릴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았다. 새로운 사건 수사 주체가 김수남 검찰총장 직속인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될 것인지, 아니면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산하 특별수사부가 될 것인지가 관건인 상황이었다.

결국 김 총장은 8일 부패수사단을 내세워 대우조선해양 본사 등을 압수수색 하면서 결과적으로 국면전환을 시도했다. 이를 두고 홍 변호사의 전관 로비나 진 검사장의 주식 특혜 의혹 수사의 한계가 분명한 상황에서 검찰이 시간 벌기에 나섰다고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실제로 홍 변호사의 경우 전관로비 의혹에 대해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로비 명목으로 홍 변호사에게 5억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했지만, 검찰로선 이를 뒷받침할만한 증거를 충분히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하지만 정 대표의 해외 원정도박 무혐의 사건과 관련, 로비 명목으로 받은 2억원의 경우 사용처가 제대로 규명되지 않고 있다. 홍 변호사는 "정당한 변론의 대가"라고 주장하고 있어 사용처를 밝혀내지 못할 경우 검찰로선 향후 공소 유지가 쉽지 않다.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 사건도 롯데 관계자들이 조직적으로 증거 인멸에 나서는 등 검찰 수사에 장애를 초래하고 있다. 이 사건의 전후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홍 변호사의 고교 후배이자 법조브로커 이민희(56·구속)씨도 정 대표로부터 입점 로비를 위해 9억원을 받았다고 진술하면서도 "생활비나 유흥비로 썼다"고 주장하면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진 검사장 사건도 상황이 엇비슷하다. 진 검사장이 주식을 매입한 시점은 지난 2005년으로 공소시효가 이미 완료됐다. 따라서 국민적 비난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도 그를 형사처벌 하기가 쉽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진 검사장이 ▲직위를 이용해 넥슨에 편의를 제공했는지(수뢰후 부정처사죄) ▲진 검사장이 산 주식이 김정주 넥슨 회장의 차명주식인지 ▲자금 출처에 대해선 왜 말바꾸기를 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진 검사장을 더이상 보호해야 할 명분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수사 진행은 한없이 더디기만 하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진 검사장 사건을 국민 법감정에 맞게 수사하기 위해서는 검찰총장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현직 검사장에 대한 구속 수사까지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총장이 수사팀에 심어주지 않는 한 이 사건은 제자리걸음만 할 것이고 그러면 결국 그에 대한 국민적 비난은 검찰이 모두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만약 총장이 그런 입장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대우조선해양 사건을 이 시점에 터뜨린 사실을 놓고 전·현직 검사장 수사를 덮기 위한 것이란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검찰 수뇌부 내에서도 전직인 홍 변호사와 현직인 진 검사장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미묘한 차이가 읽혀지고 있다. 홍 변호사에 대해선 엄정 처벌 기류가 그래도 강한 반면, 진 검사장에 대해선 검찰 수사에 대한 여론의 '기대 심리'를 낮추려는 분위기가 있는 것이다.

검찰 고위 간부 출신의 다른 변호사는 "얼마전부터 검찰이 홍 변호사와 진 검사장 사건의 물타기용으로 새로운 사건을 터뜨릴 것이란 얘기가 돌았다"면서 "그런 얘기가 나올 정도면 실제로 검찰 내부에서 '정무적 고려' 하에 대우조선해양 사건을 지금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뉴시스)

관련기사

대우조선 압수수색, '전방위 비리' 겨냥한 듯 부패수사단 대우조선해양 본사 등 압수수색 '검찰 압수수색' 대우조선해양, 당혹 속 차분함 유지 검찰, 장고 끝에 결국 대우조선해양 타깃…박근혜정권 의지 담겼나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