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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노란색 애도물결… 웃음 사라진 안산

입력 2014-05-1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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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노란색 애도물결… 웃음 사라진 안산


검정·노란색 애도물결… 웃음 사라진 안산


검정·노란색 애도물결… 웃음 사라진 안산


250명의 학생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사상 최악의 세월호 침몰사고는 발생 한 달만에 인구 70만 안산시의 풍경을 송두리째 바꿔 놨다.

한 아파트 단지에서만 20여 세대가 피해를 당했다. 웃음이 있던 자리는 흐느낌과 장탄식만이 가득했다.

안산을 대표하는 유원지는 안타깝게 떠난 고인들을 마지막으로 배웅하는 장소가 됐다. 주말이면 캠핑족과 미술관 관람객으로 붐볐던 화랑유원지이지만 지금은 검은색과 노란 물결로 가득하다.

도심 곳곳에는 희생자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검은색 현수막이 줄을 이었다. '어른들이 미안하다' '편히 잠드소서'라고 적힌 검정색 현수막과 근조기는 버스 정류장과 도로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됐다.

덕지덕지 나붙은 알록달록한 메모지는 더는 흉물처럼 보이지 않았다. 남은 자와 떠난 자를 잇는 눈물의 메신저였다.

정부합동분향소와 단원고 교문 앞을 비롯해 안산 도심 전역에는 20여 곳이 넘는 추모장소가 마련됐다. 이곳엔 메모 게시대가 설치됐다.

휘황찬란한 번화가 풍경도 사라졌다. 떠들썩한 분위기는 찾아보기 힘들어 졌다.

시민 이모(38)씨는 "크게 웃다가도 상(喪)중이라는 사실을 떠올리곤 의도적으로 멈춘다"며 "못난 어른들 때문에 세상을 떠난 학생들을 생각하면 미안하고 또 부끄럽다"고 말했다.

광장에선 매일 저녁 마다 촛불문화제가 열린다. 벌써 한 달 째. 희생자들의 죽음을 기억하고 사고의 교훈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친구와 선·후배를 잃은 학생들은 저녁마다 야간자율학습 대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촛불문화제에 가는 게 일상이 돼 버렸다.

학생들은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 어김없이 분향소를 찾았다. 친구 대신 친구 부모님에게, 친구 대신 친구 선생님에게 카네이션을 달아드렸다.

입을 꾹 다문 채 교복 왼쪽 가슴에 근조(謹弔) 리본을 달고 영정을 바라보는 학생들의 눈 속에서 세월호 사고의 아픔은 영영 끝날 것 같지 않았다.

dorankim@newsis.com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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