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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엘리트 최대 관심사 '자녀 미래'…'출신 성분'은 옛말

입력 2016-08-19 15:33

탈북 외교관 '자금 빼돌려 가족동반 망명' 공통점
미래엔 권력 대신 돈이 최고 …금수저→달러수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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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외교관 '자금 빼돌려 가족동반 망명' 공통점
미래엔 권력 대신 돈이 최고 …금수저→달러수저

북 엘리트 최대 관심사 '자녀 미래'…'출신 성분'은 옛말


북한 태영호 영국 주재 공사 가족은 빨치산 후손이나, 최근 북한에서는 이런 최고의 '출신 성분'이 자녀들의 미래를 보장해줄 수 없는 상황이다. 태 공사 역시 가족을 데리고 탈북을 결심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자녀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라고 했다.

김정은 정권 수립 이후 북한에서는 과거 '항일빨치산'이란 출신 성분만으로 신분이 자연스럽게 보장됐던 '금수저'들이 자녀들의 '안정된 삶'이 보장되지 않는 미래를 걱정해 탈북을 결심하게 될 정도라는 것이다.

19일 북한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가족과 함께 북한을 탈출한 엘리트들은 하나같이 탈북 이유 1순위로 '자녀 미래'를 꼽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금수저로 분류되는 '2세대'들의 경우 자신들의 출신 성분만으로도 좋은 교육 환경과 권력 등이 보장됐으나, 자신들의 자녀들의 경우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 체제가 들어서면서 출신 성분만으로는 미래가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북한의 엘리트 계층, 특히 북한 밖에서 체제를 바라볼 수 있는 '금수저 2세대' 외교관과 외화벌이 일꾼들의 경우 북한으로 돌아가더라도 지위가 보장되기 어렵다는 점을 우려해 가족들과 함께 탈북을 계획한다는 관측이다.

과거 남북회담 자리에 수차례 배석했던 정부 한 당국자는 "남북 회담에서 가장 먼저 나누는 얘기가 '날씨'고 그 다음 주제가 '자녀교육 문제'"라며 "북측도 우리 못지 않게 자녀 걱정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달 초께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진 태 공사의 경우에도 이러한 요소들을 모두 갖고 있다. 그의 부인은 김일성의 빨치산 동지였던 오백룡 가문의 후손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 공사 또한 젊은 시절부터 해외 유학을 하고 덴마크와 스웨덴, 영국 등에서 10여년 넘게 근무한 엘리트 외교관이다.

그는 그럼에도 자녀들과 함께 탈북했다. 큰아들은 영국의 한 대학에서 학위를 받았으며, 둘째 아들도 현지 대학 입학을 앞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체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딸도 1명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 공사는 본국으로 송환될 경우 모두 해외 생활을 청산하고 북한으로 들어가야 하는 점에 있어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둘째 아들의 경우 덴마크에서 태어나 스웨덴과 영국에서 자라, 북한이란 곳 자체가 낯설다는 점도 망명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태 공사뿐만 아니다. 지난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잠적했다가 최근 한국에 망명한 러시아 주재 북한대사관 김철성 3등 서기관 또한 가족과 함께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에서 20년 동안 노동당 자금을 관리하던 북한 주재원 또한 수십억원의 자금을 챙겨 자녀와 함께 잠적, 제3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최근 가족과 함께 탈북한 엘리트 계층의 자녀들은 '금수저'가 아닌 '달러수저'로 통한다"며 "해외에 머물고 있는 외교관과 외화벌이 일꾼들 중에도 자녀의 미래를 걱정해 망명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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