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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두달째 금리동결 왜?…가계부채 부담· 추경효과 지켜보기

입력 2016-08-1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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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두달째 금리동결 왜?…가계부채 부담· 추경효과 지켜보기


한국은행은 11일 시장의 예상대로 8월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당장 1200조 대를 훌쩍 넘기고도 꺾일줄 모르는 가계부채가 부담이고, 지난 6월의 금리 인하 효과 및 조만간 집행에 들어갈 추경 효과도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올 하반기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시장에서 사그라들지 않는 모습이다. 기업구조조정, 가계부채, 수출감소 등 경기 하방위험이 적지 않은데다, 최근 원·달러 환율도 급락하면서 기준금리를 둘러싼 한은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묶어둔 것은 글로벌 금융시장 환경이 여전히 불안정하고, 하반기 경기 하방 리스크가 산적한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아껴놓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이 지난 6월 기준금리를 1.25%로 전격 인하한 이후 우리나라 경제지표와 경제성장률은 미약하게나마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총 11조원에 달하는 추정 등으로 재정보강에 나서고 있어 금리인하를 무리하게 추진할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문일 이베스트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1.25%로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하 여력을 남겨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부양·환율방어 필요성…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 여전

한은이 2개월째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올 하반기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팽배한 분위기다.

지난 2분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7%에 그치며 3분기 연속 '0%대 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은이 앞서 내놓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 2.7%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소비와 투자를 끌어올릴 정책적 요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추경 예산이 실제로 집행되는 시점에 맞춰 경기 부양효과 극대화를 위한 정책공조 수단으로 완화적 통화정책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추가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추락하는 원·달러 환율도 금리인하의 강력한 명분이 될 수 있다. 원화강세가 지속될 경우 수출 부진은 물론, 저물가·저성장 장기화로 인한 디플레이션 발생 우려도 높아진다.

지난 10일 원·달러 환율은 13개월 만에 '심리적 지지선'인 1100원 밑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우리 외환당국은 환율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이 한국을 '환율 관찰국'으로 지목했기 때문인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원화강세 흐름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승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 심화로 한은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며 "특히
수입물가 압력이 낮아지면서 저물가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금통위 내에서 제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기에 수요측 물가압력 약화가 최근 저물가의 주요동인이라는 점과 다수의 금통위원들이 국내 경기하강 위험을 크게 우려한다는 점도 향후 인하 논의 본격화를 시사해 준다"고 덧붙였다.

환율 방어를 위해 한은은 기준금리를 낮춰 주식시장에 자금유입을 줄이는 방법을 구사할 수 있지만, 문제는 가계부채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은 무작정 기준금리를 내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미 일각에서는 한은이 지난 6월 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끌어내렸음에도 경기가 살아나는 효과보다는 가계부채만 늘어나는 '유동성 함정'에 빠졌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한은이 이날 발표한 '7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은 전월에 비해 6조3000억원 증가한 673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한국주택금융공사 정책모기지론 포함)은 한 달 동안 5조8000억원 늘어난 506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7월 중에서는 지난해(6조4000억원)에 이어 역대 두번째 높은 증가폭이다.

◇전문가들 "10월 인하 가능성 높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한은이 오는 10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경제는 하반기를 기점으로 디플레이션 국면이 종료, 경기바닥을 형성하는 가운데 물가상승 압력이 본격화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국내 통화정책도 올해 하반기에 금리인하 기조가 마무리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어 "하반기 들어 경기절벽 우려로 인해 추경예산이 편성된 가운데 정책공조 차원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다만 경기상황 및 물가를 감안할 때 추가 금리인하는 1회(0.25%포인트)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화 강세와 자본유출 리스크가 감소하고 3분기 글로벌 중앙은행 통화완화 재개와 9월 미 연준의 금리 동결이 전망된다"며 "하반기 인플레 상승압력이 예상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어 10월 추가 인하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만약 추가 금리 인하가 이뤄지더라도 1.00% 이하로는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 연구원은 "하반기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1.00%로 인하할 경우 기준금리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역전되며, 실질 정책금리 마이너스 문제가 추가 금리인하의 부담요인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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