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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만찬 회동' 세력 과시한 친박…싸늘한 민심

입력 2016-07-28 18:50 수정 2016-07-28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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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27일) 서청원 의원이 주재한 대규모 만찬이 있었죠? 어제 저희가 회의 때 잠깐 얘기했었는데…. 서 의원은 "친박 모임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지만, 만찬이 끝난 뒤 후폭풍이 거셉니다. 친박의 세 과시에 자극을 받은 비박계 김용태·정병국 의원은 조금 전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습니다. 오늘 여당 발제에서는 '친박 만찬'에 숨겨진 코드를 따져보고, 새누리당 전당대회의 새로운 변수도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네, 부장의 명을 받들어 어제 방송이 끝나고 만찬 내용을 꼼꼼히 취재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취재 내용을 정리하다 보니 어제 만찬에 몇 가지 숨겨진 코드가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께 제가 찾아낸 코드를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바로 이겁니다.

네, 어제 제가 이렇게 음이탈을 해서 웃음을 드렸습니다만, 제가 만찬 취재를 통해 읽어낸 건 바로 '코드명 뼈박', 그러니까 뼛속까지 친박이었던 어제 만찬의 숨은 뜻입니다.

첫 번째 코드는 '친박 본색'입니다. 어제 만찬을 주재한 서청원 의원을 비롯해 여러 친박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서청원 의원/새누리당 (어제) : 오늘 모임을 무슨 뭐 어떤 대표를 위한 모임이다, 이런 얘기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김태흠 의원/새누리당 (어제) : 친박이라고 일컬어지는 사람들이 좀 많이 안 왔잖아요. 그래서 이걸 친박 계파 모임이라 볼 수 없고…]

네, 한 마디로 "친박 모임 아니다" 이렇게 말씀들을 하신 건데, 한 번 따져보겠습니다.

어제 만찬에 참석한 의원들입니다. 모두 42명인데, 이 중에 박순자, 지상욱 의원 정도를 빼면 절대 다수가 '친박 성향' 의원들입니다.

쉽게 말해 '순도 99% 친박 모임'을 열어놓고 "계파 모임이 아니다" 이렇게 항변한 겁니다.

자, 이번엔 제가 발견한 두 번째 코드입니다. 바로 '서심'입니다. 서심은 친박 좌장인 서청원 의원의 마음을 뜻하는 거죠?

서 의원의 마음이 친박 당권 주자 가운데 누구를 품고 있느냐에 관심이었습니다.

친박계의 조직적 지원을 받지 않고선 전당대회에서 승리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기 때문이죠.

어제 결국 '서심'이 공개적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서심을 엿볼 수 있는 몇 가지 장면은 있었습니다.

여기 이 네 분은 친박 당권 후보로 뛰고 있거나, 출마를 검토했던 의원들입니다.

서 의원은 이 가운데 딱 2명에게 초대장을 보냈습니다. 홍문종, 이정현 의원입니다.

홍문종 의원은 당초 어제 만찬에서 친박 대표 후보로 옹립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하지만 서심은 달랐습니다.

어제 오전 홍 의원은 돌연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블로그에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친박 외피를 벗고 나를 던져보자' 친박 외피를 벗겠다는 건 결국 탈계파 선언인 건데, 실제로 이 글을 남긴 뒤 만찬장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다음, 이주영 의원을 보겠습니다. 이 분의 어제 행보는 참 묘했습니다. 제가 어제 오전 9시쯤 이 의원 측근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봤더니 "만찬장에 인사하러 가겠다"고 답을 했습니다.

그런데 오후에 서 의원이 기자들을 만나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서청원 의원/새누리당 (어제) : (이주영 의원은…) 안 올 걸, 아마? (온다고 하더라고요.) 난 그 분 초청도 안 했어요.]

자, 오전까지만 해도 분명히 가겠다고 했는데, 서 의원이 오후에 "아마 안 올 거다", 이렇게 말을 하니까 갑자기 이 의원이 "가지 않겠다"며 입장을 바꿉니다.

제가 어제 오후 5시 33분에 받은 문자입니다.

'서청원 만찬 모임엔 못 가실 것 같다", 이렇게 문자가 왔습니다. 당내에선 이 의원이 서심을 확인하고 싶었지만, 서 의원이 확답을 주지 않자 불참하는 걸로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자, 그렇다면 서심이 혹시 이정현 의원을 향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당권 주자 가운데 어제 만찬에 초대받은 후보는 이정현 의원이 유일합니다. 서 의원은 초대장을 안 보냈다고 했는데, 제가 이정현 의원실에 확인해보니 "초대장이 온 건 맞다"고 확인했습니다.

결국 이정현 의원은 불참했지만, 친박계에선 "박 대통령에 대한 충성도만 보면 이 의원을 밀 수밖에 없을 것"이란 말이 나옵니다.

어제 만찬에선 유산슬, 꽃빵 등을 곁들인 코스요리가 나왔다고 합니다. 여기에 소주와 맥주를 섞은 '화합주'를 마셨고, 계파 얘기는 안 했다는 게 참석한 의원들의 설명입니다.

오늘은 시 한 편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해드립니다. '정치가 시를 만났을 때'

+++

사랑에 빠진 남자 - 다니카와 슈운타로

연인이 얄궂게 웃는 얼굴의 뜻을 읽어낼 수 없어서
그는 연애론을 읽는다

그날 밤 연인에게 키스를 거절당한 그는 생각한다
이 세상은 읽어야 하는 것 투성이야
사람의 마음 읽기에 비해
책 읽기 따위는 누워서 떡먹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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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인 다니카와 슈운타로의 '사랑에 빠진 남자'라는 시입니다. 정말이지 세상엔 읽어야 할 것들 투성입니다.

연인의 마음을 읽기 힘든 것처럼, 정치인의 마음 역시 읽기가 쉽진 않습니다.

그러나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마음은 금방 읽힙니다. 제가 읽어본 어제 만찬의 숨은 뜻은 이렇게 요약됩니다.

"도로 친박당을 위하여"

자,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세력 과시한 친박…싸늘한 민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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