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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잔해 속 울려퍼진 웨딩마치…"삶은 계속된다"

입력 2016-08-30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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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백명 가까운 목숨을 앗아간 이탈리아 지진 피해 현장에서 웨딩마치가 들려왔습니다. 산과 무너진 건물들이 결혼 서약의 증인이 되었고 슬픔에 빠진 사람들의 얼굴에는 잠시나마 미소가 비쳤습니다.

김소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황량하게 무너져내린 집들.

수많은 사람들이 하루 아침에 보금자리를 잃었습니다.

신랑 라몬 아다치가 결혼식을 올리려던 성당도 지진을 비껴가지 못했습니다.

제단은 잔해로 뒤덮이고 벽에는 굵은 금이 갔습니다.

결국 안전문제로 성당에서 결혼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1년 넘게 결혼식을 준비해온 신랑신부는 자신들의 뜻을 고집할 수 없었습니다.

슬픔에 잠긴 마을에 더이상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 입니다.

예정된 결혼식날이 밝았습니다.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신부 마르티나입니다.

신부를 태운 차가 향한 곳은 성당이 아닌 마을 광장이었습니다.

16세기 프레스코화는 없지만 산과 부서진 건물들이 식장의 울타리가 돼줬습니다.

[라몬 아다치/신랑 : 이 도시와 사람들을 사랑합니다. 왜 다른 도시에서 결혼하겠습니까?]

재해의 아픔을 나눈 마을 사람들 앞에서 신랑신부는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습니다.

소중한 사람과 삶의 터전을 잃는 고통 속에서도 삶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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