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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뵐 면목도 없고…" 추석이 더 쓸쓸한 사람들

입력 2014-09-05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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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많은 분들이 오늘(5일) 오후부터 고향을 찾아 나섰다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우리 이웃 중에는 추석에도 가족을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직장을 구하지 못한 청년들은 부모님을 만날 면목이 없어 고향에 못 가고, 홀로 외로이 살아가는 노인들은 추석이 되도 만날 가족이 없습니다.

추석이라 더 쓸쓸한 사람들을 김상수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서울 신림동 고시촌입니다.

추석 연휴 하루 전날이지만 명절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김모씨는 오늘도 2평이 채 안되는 좁은 방 책상에 앉았습니다.

군 제대후 2년째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중인 김씨는 올 추석에도 고향에 내려가지 못합니다.

[김모 씨/시험 준비생 : 마음을 놓을 수가 끝까지 없어서 가족과 같이 지내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심적 부담 때문에 못 내려가는 겁니다.]

신모 씨도 부모님이 계시는 거제도에 내려가지 못합니다.

대학을 졸업했지만, 아직 직장을 구하지 못해서입니다.

[신모 씨/취업 준비생 : 생활 자금이 필요해서 아르바이트하고 휴학을 하고 1년 정도 전문직 시험을 잠깐 준비한 적도 있었어요.]

10곳이 넘는 회사에 원서를 냈지만, 아직 연락은 없습니다.

먼저 내려오지 말라시는 부모님에 마음은 더 편치 않습니다.

[신모 씨/취업 준비생 : 제가 이번에 명절에 못 내려 가니까 아무래도 없지 않아 서운해하실 것 같아요.]

서울의 한 쪽방촌.

신광진 할아버지가 혼자 중국방송을 보고 있습니다.

왜 중국 프로그램을 보는지 묻자, 뜻밖의 대답이 돌아옵니다.

[신광진/서울 동자동 : 안 봐, 안 본다고. (국내 채널은 추석 얘기만 나와)안 보는 게 나아. 아예 안 틀어버려.]

올해도 혼자 추석을 보내야한다는 신씨.

[신광진/서울 동자동 : 손주도 보고 싶고, 그런데 하나 오는 가족이 없으니까 티비가 우리 친구여. 라디오하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덕담이 이들에겐 남의 나라 얘기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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