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하철 스크린도어 사이에 있는 유리벽은 비상시 탈출 통로로 사용됩니다. 전동차가 엉뚱한 곳에 세워졌을 때 이 유리벽을 바로 밀고 나갈 수 있게 설계된 것이지요. 그런데 이 유리벽 곳곳에 광고판이 붙어 있어 비상시 무용지물이 되고 있습니다.
박창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지하철 역입니다.
열차가 멈춰섰는데 문이 두 스크린도어 사이에 있습니다.
기관사의 실수로 열차가 제 위치에 서지 못한 겁니다.
[지나갔어. 지나갔어]
문이 열려도 안전 보호벽 때문에 승객들이 내릴 수 없습니다.
열차 역에 도착하면 이렇게 열차 문이 스크린도어와 딱 맞게 열려야 합니다.
그런데 정전이나 화재 때문에 제자리에 못 서는 경우 이 안전보호벽 뒤에 열차 문이 위치할 수 있습니다.
스크린도어 사이 안전보호벽은 벽에 설치된 장치를 누르면 문처럼 열 수 있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비상 상황에서 문을 열고 나올 수 있게 한 겁니다.
위급할 때 안에서 밀고 나올 수 있게 설계된 안전보호벽인데 문제가 있습니다.
이렇게 보호벽 앞에 광고판이 막고 서 있는 겁니다.
볼트로 단단하게 고정해 놨기 때문에 도저히 밀고 나올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시민들은 황당해합니다.
[정용원/지하철 승객 :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데 이런 광고판이 막고 있으면 긴급한 상황이라면 이 칸만이라도 엄청난 위험성이 있을 거 같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뒤늦게 나섰습니다.
"긴급 탈출 통로인 안전보호벽을 광고 수익사업에 활용하지 말라"고 권고한 겁니다.
하지만 5개월이 지나도록 조치는 없었습니다.
[서울 메트로 관계자 : 광고 손실은 그 다음 문제로 하더라도 이걸 다 뜯어서 새로 시공을 해야하는데 그 부분에 대한 비용 부분도 대안이 있어야…]
결국 돈 때문에 시민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