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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박 대통령 대국민담화 "책임회피" vs "진정성 보여"

입력 2016-11-04 16:59

젊은층 "해명은 없고 불필요한 얘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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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해명은 없고 불필요한 얘기만…"

시민단체, 박 대통령 대국민담화 "책임회피" vs "진정성 보여"


시민단체들은 4일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씨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 담화문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진보단체들은 해명없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반면 보수단체들은 대통령의 의지가 보였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한 대국민담화에서 검찰조사에 임하고 특검까지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참여연대는 "국민을 향한 전면적인 변명과 불법 행위에 대한 방패로 이용했다. 필요하면 수사받겠다는 핑계로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최씨 등과 뭘 했는지에 대한 자백은 거부했다"며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번에도 일방적으로 담화하고 기자들과 질의 응답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선의의 기업들에 미안하고 국가와 국민경제를 위해 한 일인데 죄송하다' 등의 내용이 있는데 이는 누가 봐도 사과라는 형식을 빌어 또 변명하고 자신에게 작용된 각종 불법행위를 적극적으로 비호한 것"이라며 "외로워서 최씨와 가까이 했다라는 황당한 변명도 들어있다. 대통령이 외롭다고 이상한 사람을 가까이 한다는 게 설명이 안된다. 국민들은 이번 담화를 수용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검찰 수사를 받겠다고 했지만 국정농단의 책임은 회피하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 재단의 어디까지 관여했는지 최씨는 무슨 역할을 했는지 등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고 얼버무리는 듯했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특검도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이 아닌 특별법에 의한 특검이 돼야할 것이다. 진정성이 있었다면 소환 조사도 응하겠다는 발언까지 했어야 했다"며 "대통령이 의혹의 중심에 선 상황에서 국정을 회복하겠다는 것은 또 다시 국민과 맞서겠다는 것 아닌가. 지금 상황에서는 정권을 내려놓고 국민들이 제기하는 의혹에 수용하겠다는 쪽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대통령이 자신이 망쳐놓은 안보와 경제를 운운하며 전국민적 퇴진 요구를 거부한 채 검찰 수사와 특검을 받겠다는 사탕발림으로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며 "현직을 유지한 채 수사 받는다는 것 자체가 기만"이라고 꼬집었다.

노동계와 종교계도 힘을 보탰다.

민주노총은 성명에서 "담화는 사죄란 형식을 빌은 축소조작 기획담화에 불과하다. 박 대통령은 결코 엄정하지도 투명할 수도 없는 검찰수사로 하야 요구를 모면하려는 의도를 드러냈을 뿐"이라면서 "개인사를 들먹이며 동정을 구하려는 구차한 연기까지 곁들여졌다"고 비난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자신의 잘못을 남 이야기 하듯 하고 제3자에게 그 탓을 돌리는 파렴치부터 사상 초유의 국정붕괴 사태를 불러온 장본인이 나라의 운명을 염려해서라도 자리를 지키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교만까지 박 대통령에게서 이기심과 독선에 사로잡힌 어리석은 인간의 죄를 바라본다"며 "슬프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한탄했다.

보수단체는 대통령의 진성성 있는 사과라고 강조했다.

한국자유총연맹 김경재 중앙회장은 "대한민국의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대통령의 의지를 담은 담화문이라 평가한다"며 "여야 정치권의 합의와 국민들의 동참을 통해 거국내각 구성 등 현사태 수습을 위한 해법이 마련되고 실행되길 기대한다"고 호평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사회)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법치주의를 기준으로 보면 의외로 간단한 문제"라며 "대통령이 과오를 인정했고 수사를 받겠다고도 했으니 법적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른사회는 "현 시점에선 국정의 정상화가 중요하다. 경제도, 안보도 위기인 상황"이라며 "우리 체제가 유지돼야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시민들은 박 대통령의 담화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특히 젊은층에서는 원하는 해명은 없고 불필요한 이야기들만 늘어놓았다고 꼬집었다.

이모(27)씨는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는 발언을 했는데 국민들이 사과해야할 것 같다. 뽑아드려 죄송하다고"라고 꼬집었다.

전모(25·여)씨는 "(최씨와의) 개인적인 인연을 끊겠다고 한 것은 방송으로 공개절교 선언했다고 보면 되는 건가"라며 "그런 부분은 관심도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울먹이는 척 했을 뿐 눈물은 나지 않았다" "발연기다" "속아 넘어갈 뻔 했다" "하야할 줄 알았는데 기대한 게 잘못이었다" "우는 척"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국민 담화가 일부 보수층에는 효과가 있었을 것이란 평도 나온다. 대통령에 등돌렸던 상황에 동정 여론이 발생해 '임기는 채워줘야지'하며 돌아올 것이란 논리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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