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해외 자원개발에 뛰어든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 행태는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투자 가치를 뻥튀기해서 실제보다 비싼 가격에 기업을 사들이는 건 예사고, 투자금이 남는다며 TV나 아이패드 같은 전자기기를 사서 전 직원들에게 돌린 일도 있었습니다.
이승필 기자입니다.
[기자]
2009년 12월 카자흐스탄 석유기업 '숨베'를 인수한 석유공사.
당시 실무진은 현지 세금을 반영하지 않거나 원유 가격을 높게 적용하는 등 경제성을 부풀려 이사회에 보고했습니다.
결국, 3억 6000만 달러에 사들였는데, 적정가보다 5,82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600억 원 정도 비싼 가격이었습니다.
광물자원공사가 2011년 9월 칠레 동 광산의 탐사·개발권을 보유한 '파웨스트마이닝'의 지분을 인수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광물 가격을 높게 산정해 실제 가치보다 5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500억 원 정도 더 비싸게 사들였습니다.
석유공사는 2010년 영국 석유탐사업체 '다나'를 인수한 뒤 투자금이 남자 LED TV 등 13억 원어치를 구매해 직원들에게 돌렸습니다.
이사회 승인도 거치지 않았습니다.
2년 뒤엔, 남는 예산 17억 원을 무단으로 끌어다 써 직원들에게 아이패드와 디지털카메라를 지급했습니다.
석유공사는 해외 자원개발에 뛰어든 뒤 2013년 말 현재 부채 규모가 19조 원에 이를 만큼 경영이 악화된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자원외교 예산은 물 쓰듯 허비한 겁니다.
감사원은 투자 가치를 부풀리거나 현물을 부당하게 지급한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 전·현직 임직원 10여 명에 대해 징계 등을 요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