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발주로 전국에 배포되는 천 마스크를 납품했던 4개 업체 중 2개사가 불량 문제로 아직 배포되지 않은 자사 물량을 모두 회수하기로 했다.
24일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마스크를 납품한 고와(興和)와 이토추(伊藤忠)상사는 전날 이런 방침을 발표하면서 검품 체제를 평소보다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고와는 의약품을 생산하는 대기업이고, 이토추상사는 대형 종합무역업체다. 이들 업체가 정부에 납품한 천 마스크는 모두 해외 공장에서 생산됐다.
임산부용으로 전국에 배포된 두 회사의 천 마스크에선 불량품이 대거 발견돼 배포가 중단됐다. 이어 지난 17일부터 전국 모든 가구에 2장씩 배포되기 시작한 천 마스크에서도 벌레와 곰팡이 등의 이물질이 나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앞장서 밀어붙인 천 마스크 전국 배포 사업은 '아베노마스크'(アベノマスク)라고 불리며 조롱의 대상이 된 바 있다.
아베의 마스크라는 뜻인 아베노마스크는 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와 비슷한 발음을 살린 일본 언론의 조어(造語)다.
그런 상황에서 아베노마스크의 불량 문제가 불거지자 비판 여론이 비등하게 됐고, 일부 납품 업체가 미배포 물량을 모두 회수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임산부용 천 마스크 배포 일시 중단에 이어 전국 모든 가구용 천 마스크 배포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와와 이토추상사는 앞으로 해외 현지 공장에서 검품하고 일본에 수입된 이후에도 재검품하는 등 제품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천 마스크를 납품한 4개사 중 2개사가 미배포 물량 전량 회수를 발표한 것은 후생노동성의 검품 강화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가 장관은 "후생성이 불량품의 존재를 확인한 것은 발표한 2개사이지만 다른 회사에 대해서도 검품 체제의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 가구용 마스크 배포도 일시 중단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마스크 회수로 인해 예정보다 늦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한다"며 "되도록 빨리 배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스가 장관은 희망자에게만 배포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그런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