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필리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살인이나 납치, 강도, 강간 등 강력범죄 피해가 발생할 경우 우리나라 경찰 수사팀이 현지에 파견된다.
우리나라 경찰이 외국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 직접 수사하는 것은 경찰 창설 이래 최초이다.
경찰청은 강력사건 발생 시 필리핀에 파견될 수사팀 57명을 구성했다고 3일 밝혔다. 수사팀에는 강력사건 전문 수사관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전문가 등이 포함됐다.
기본적으로 강력사건 수사 경력이 높은 경감급 수사관을 팀장으로 하는 파견팀을 2개 만들었다. 팀당 인원은 3명이다.
또 강력범죄 전문 형사 21명을 예비인원으로 선정하고 현장감식(6명)·화재 및 안전 감식(5명)·혈흔분석(2명)·범죄분석(5명)·법의 및 검시(7명)·총기분석(2명)·교통사고조사(3명) 등 과학수사 요원 30명도 선발했다.
이들은 필리핀에서 강력사건이 발생하거나 필리핀 경찰이 수사협조를 요청했을 때 바로 현지에 파견돼 합동수사를 벌인다. 기본적으로는 2개 파견팀이 필리핀 출장을 가는 것이나 사건 유형이나 피해 규모에 따라 추가적인 예비인력을 배치하게 된다.
이같은 변화는 지난달 초 강신명 경찰청장이 필리핀을 직접 방문해 현지 경찰청장과 협의해 이뤄낸 성과다. 강 청장은 앞서 아시아 17개국 경찰청장 또는 차장들을 초청해 양자회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타국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경찰의 수사권이 없다. 이에 교민들이 피해를 입는 사건이 발생해도 범인 검거 등에 나설 수 없었다.
2012년부터 최근 4년 동안 필리핀에서 피살된 한국인은 총 38명이다. 올해에만 10명이 살해당할 정도로 필리핀 내 한국 교민 또는 관광객의 강력범죄 피해는 늘어나는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우리나라 경찰은 보다 빨리, 정확하게 수사할 수 있어 교민 상대 범죄를 줄일 수 있고 필리핀 경찰은 현재 부족한 과학수사나 부검, 현장감식 등의 수사기법을 배울 수 있는 점 등의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