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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토크] 국과수 첫 여성 수장 은퇴 "듀스 사건 아쉬워"

입력 2012-07-1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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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희선 전 국과수 원장. 범죄의 진실을 과학으로 파헤치는 과학수사의 요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그곳의 첫 여성원장으로 수많은 사건을 과학으로 풀어오신 정희선 전 국과수 원장을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오늘(16일) 피플앤토크 첫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여성 원장, 정희선 전 원장 모셨습니다.


Q. 국과수 첫 여성 수장…은퇴 소감?
- 34년동안 국과수에 있었다. 처음에 들어갔을 때 면접관이 3년은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이렇게 오래됐다. 당시에는 여성이 직장생활을 오래하는 시절이 아니었다.

Q.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다. 최초 마약 검출 전문가, 최초 여성 법과학 부장, 최초의 여성 국과수 원장. 약대 졸업후 국과수 선택한 이유는?
- 대학 다닐 때 당시 국과수 소장님이 강연을 했는데 굉장히 감동적이었다. 그래서 졸업하면서 저기 가야겠다고 다짐했다.

Q. 여성으로서 힘든 것은 없었나?
- 처음이 어려웠다. 처음 실험한 게 위 내용물이었다. 혈액은 좀 나은데 위 내용물은 냄새도 많이 나고 해서 어려웠다. 시간이 지나다보니 이 일이 참 중요하겠다 싶었다. 증거물이 우리에게 올 때 깨끗한 게 없다. 그나마 깨끗한 게 소변이다. 지금도 직원들이 처음에 가장 힘들어한다.

Q. 검시도 많이 하고 사실 쉽지 않았을텐데?
- 부검하러 오는 시신이 몸으로 얘기하는 걸 꼭 들어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일한다. 몸으로 얘기하는 시신에게 억울한 게 없도록 하자는 것이다. 부검실에 최근 갔더니 여자 선생님 4명이 신생아의 사인을 밝히는 과정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 (매일 대하다 보면 습관적으로 되기 쉬울텐데?) 우리 연구원이 내거는 게 '진실을 밝히는 과학'이다. 하나 하나의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열과 성을 다해서 하고 있다. (얼마나 부검하나?) 1년에 3000~4000건 정도 부검한다. 월요일에 20~30구 정도로 가장 많다. 너무 감정 이입이 되면 안되기 때문에 이성적으로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Q. 근속연수 71년의 국과수 '부부 원장'. 부군께서도 국과수 출신?
- 국과수가 연구소일 때 소장이었다. 나는 원장. 남편이 내게 칭찬하는 것도 그 부분인데 소에서 원으로 승격해서 소원성취했다고 한다. (딸도?) 아직은 아니고 국과수 들어가는 걸 목표로 공부, 노력하고 있다. 어떤 사건을 해결했을 때 보람이 크고, 그 보람이 국민과 사회의 안전을 책임지는 곳이다. 그런 곳도 많지 않기 때문에 공부를 열심히 해서 꼭 들어갔으면 좋겠다.

* 돌발질문
1. 매사에 분석하려고 한다?
2. 완전 범죄는 없다?

Q. 국과수에서 일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
- 사건이 잘 안풀렸을 때 스트레스가 많다. 집에 가서도 안 풀리는 사건 해결 생각 뿐이다.

Q. 아쉬운 사건 없었나?
- 유명한 가수가 죽었는데 팔에 주사바늘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하루이틀이면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약물을 찾지 못했다. 결국은 약물의 종류를 찾았다. 동물 마취약이었다. 그 다음에 발표를 하고 수사하는 분들이 진행한다. (듀스 사건, 김성재 사인 밝히고도 범인 못 찾은 이유?) 그런 면이 아쉽긴 하다. 그러나 우리가 하는 일의 범위가 그 부분이기 때문에 그 범위까지는 최선을 다했다.

Q. 그런 사건이 많나?
- 다 해결되기는 쉽지 않다. CCTV 얼굴 분석도 힘들다. 그래서 개선하는 작업을 하는데 다 찾기는 힘들다.

Q. CSI 보면 다 잡아내던데.. .사실 영화죠?
- 맞지 않는 게 드라마처럼 빠르게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실험하는 과정은 굉장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CSI와 비슷한 점은 열정을 가지고 일한다는 점이다.

Q. 우리나라 과학수사 수준은?
- 세계적이라고 생각한다. 서래마을 사건의 경우 우리가 실험한 결과를 프랑스에서 안 믿어서 그 시료를 프랑스에 보냈고 현지 3개 기관에서 인정했다. 동남아 쓰나미 났을 때 자국민 시신을 다 찾아온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 (급발진도 국과수로 간다고?) 금방 결과가 나오진 않겠지만 지금 하고 있다.

Q. 은퇴 후 계획은?
- 당장의 계획은 없지만 우리나라 과학수사가 세계에 알려지는 역할을 하고 싶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과학수사를 가르쳐주고 싶다. 박물관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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