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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 산모, 하혈하며 10시간 헤맸다…"병상 없어" 40곳 거부

입력 2021-12-16 07:40 수정 2021-12-16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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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캡처〉〈사진-JTBC 캡처〉
코로나 19 확진으로 재택치료를 받던 임신부가 진통이 시작됐지만 병상이 없어 10시간가량 헤매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어제(15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9시 57분쯤 경기도 수원에 거주하는 임신부 A 씨로부터 "코로나 19 재택치료 중인데 하혈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구급대원은 10여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A 씨를 구급차에 태웠습니다. 하지만 병상이 없어 2시간 동안 거리를 헤매며 구급차에 대기했습니다. 그러다 진통이 잦아들었고 A 씨는 결국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현재 방역지침상 확진자는 전담병원으로 가야 합니다. 확진자가 임신부라면 전담병원에 있는 산부인과로 가야 하는데, 전담병원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병상이 없었던 겁니다.

A 씨는 집으로 돌아간 지 2시간 만인 이튿날 오전 2시 35분에 다시 진통이 시작됐습니다. 구급대원이 A 씨를 태우고 병원을 수소문했지만 병상을 찾지 못했습니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충청권 병원에도 전화했지만 갈 곳은 없었습니다.

결국 구급차 안에서 분만하는 것을 고려하던 중 다행히 오전 8시 10분쯤 서울아산병원에서 병상이 확보됐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A 씨는 최초 신고 10시간여 만에 병원에 갈 수 있었습니다. 밤새 구급대가 병상 확보를 위해 병원 40여 곳에 돌린 전화는 80여 통이었습니다. A 씨는 무사히 병원에 도착해 출산을 마쳤습니다.

경기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코로나 19 전담 병상이 포화상태인 데다, 산부인과를 갖춘 병원은 더 적어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며 "응급 환자별 상황에 따른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소방을 사랑하는 공무원 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출산이 임박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는 병상이 없다는 것은 생명에 대해 지극히 소극적이며, 무책임한 행위"라며 "조속한 시일 내 산모를 비롯해 촌각을 다투는 긴급 환자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한 "코로나 19로 인한 구급대원의 병원 대기시간이 상당 지체돼 구급대원의 피로도가 극에 달했다"며 "안전보건 문제 등 심각한 고충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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