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단독] 막장 드라마 뺨치는 시의원 비리…인허가 술술

입력 2012-07-04 07:40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정치인의 비리, 고위급 인사들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이젠 기초단체 시의원들까지도 이 비도덕적인 행렬에 합류했습니다. JTBC가 단독 입수한 비밀 로비 일지로 그 실태를 고발합니다.

송태희 기자입니다.

[기자]

[공사장 관계자 : 아 JTBC고 뭐고 뭐고라고 하잖아요. 나가요 지금.]

[지역 사업가/남양주시 소재 : 12억원을 줬다고요…. 김00이 개입하면 100% 해결되는 거예요.]

[남양주시 공무원 : 공무원도 맞물려 가는 거예요.]

JTBC가 입수한 한 업체의 로비 일지.

한 업체가 2010년까지 남양주 시의원을 지낸 김 모씨를 상대로 한 로비 행적이 빼곡히 기록돼 있습니다.

로비 목표는 토지용도 변경과 공장 인허가.

"김 의원이 수고비 3억 원을 요청해 주기로 약속했다"

" 2000만원짜리 까르띠에 시계를 사줬다"

뿐만 아닙니다.

"에쿠스 460 사줬다. 김의원이 다음주에 1억 받기로 했다"

김 의원의 거듭된 요구에 업자도 혀를 찹니다.

"건축주에게 먹고 시공사에서 먹고 진짜 나쁜 놈이다"

어려웠던 인허가 건은 술술 풀립니다.

급한 경사도 때문에 허가가 나지 않았던 공장 건축 인허가도, 토지의 용도 변경도 모두 업자가 원하는대로 이뤄졌습니다.

[K 모씨/남양주시 소재 사업체 운영 : 김00이 개입이 돼 100% 해결 된 것입니다. 그런데 김00이 또 뜯었다는 거예요.]

덕분에 해당 땅의 공시지가는 불과 1년만에 최고 20배나 급등했습니다.

2005년까지 국방부 소유였던 야산이 57억 원에 팔린 뒤 용도 변경과 공장 인허가 과정을 거쳐 수백억원짜리 금싸라기 땅으로 변한 겁니다.

문제의 땅을 직접 찾아가 보았습니다.

JTBC 카메라를 보자 관계자들은 막무가내로 막아 섭니다.

폭언과 폭행도 서슴지 않습니다.

[현장 관계자/주식회사 00 : 왜 찍어요. 찍지 말라고 그러는데 나가세요.]

마찰을 피해 다음날 다시 찾았습니다.

오르기 힘들 정도로 급경사입니다.

장마철 안전사고가 우려될 정도입니다.

당초 불허에서 입장을 바꾼 남양주시를 찾아 설명을 요구했습니다.

특혜라는 단어를 꺼낸 공무원은 곧 바로 말꼬리를 흐립니다.

[A 모씨/남양주시 00과 : 김 의원에게 휩쓸려서 공무원들도 맞물려 가는 거예요. 그 사람에게 특혜를 줬고….]

로비 대가로 건냈다는 최고급 승용차를 확인해 보기로 했습니다.

김 전 의원 부인은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 했습니다.

[B 모씨/김 전의원 부인 : 할 말 없습니다. 할 말 없다고요. 끊겠습니다.]

취재 결과 문제가 불거지자 최근 급히 차를 판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L 모씨/김 전의원 아파트 경비원 : 얼마 전에 (김 전의원이) 차 두 대 있던 것을 팔았다고 하던데요.]

돈과 차량을 건낸 것으로 알려진 업자의 말을 들어봤습니다.

[C 모씨/모업체 관계자 : (총 12억 6천여만원을 로비 자금으로 건넨 것이 맞습니까?) 그것을 말씀 드려야 하나요?]

기초자치단체 의원과 업자 사이의 토착비리는 남양주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최근 4년간 뇌물, 사기 등으로 사법처리를 받은 기초자치단체 의원이 32명에 이릅니다.

김 전 의원도 뇌물 수뢰 혐의로 최근 구속됐습니다.

검찰은 남양주시 공무원 중 일부도 김 전 의원으로부터 돈이나 향응을 받았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끊이지 않는 토착비리로 풀뿌리 민주주의가 멍들어 가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만취 난동·도박'‥정부 대전청사 '기강해이' 법원 "단속대상과 수시통화 경찰관 징계는 적법" 술취해 택시에 발차기?…"경찰공무원 임용 부적합" 법원 "병가 핑계 해외골프 공무원 파면 정당"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