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년 전, 태권도 선수 학생을 둔 아버지가 심판의 편파 판정에 항의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있었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서울시태권도협회의 조직적인 승부조작이 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5월, 전국체전 태권도 서울 대표 선발전.
경기 종료 50초를 앞두고, 붉은색 호구를 착용한 전모 군이 5대 1로 앞서 갑니다.
그런데 갑자기 심판의 경고가 10초 간격으로 쏟아집니다.
선 밖으로 나가지 않았는데 경고를 주고, 시간을 끌었다고 또 경고, 넘어지는 척했다고 또 경고를 줍니다.
[오용진/전 태권도협회 기술심의위원 : 손짓으로 '하지 말아라'라고 한 번 주의는 줘요. 그런데 바로 (경고가) 나가네요. '하지 말아라' 이렇게 해야 하는데요.]
결국 점수는 8:7로 뒤집혔고 전 군은 판정패를 당했습니다.
판정에 이의를 제기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자 전 군의 아버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서울시 태권도협회 관계자들과 심판들이 짜고 조직적인 승부 조작을 한 것이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상대 선수의 아버지는 모 대학의 태권도학과 교수 최모 씨였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태권도협회 임원에게 "아들을 잘 봐달라"고 청탁했고, 이 임원은 심판들에게 승부 조작을 지시했다는 겁니다.
경찰은 승부조작을 주도한 김씨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심판 6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