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에서 버스 질주 사고로 숨진 운전 기사가, 사고 당일 18시간을 근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근무 규정 9시간의 2배인데요, 사고 사흘 전에는 마라톤대회에 나가서 완주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승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시와 경찰 등에 따르면 버스 기사인 60세 염 모 씨는 사고 당일 새벽 5시 반부터 9시간 동안 버스를 운행했습니다.
하지만 동료 직원이 모친의 병간호를 이유로 근무를 대신해 달라고 부탁하자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이후 사고 시점인 밤 11시 40분까지 근무한 시간은 모두 18시간가량.
졸음운전을 막기 위해 하루 9시간으로 제한한 서울시 근무 규정의 2배에 달합니다.
예기치 못한 일로 근무시간을 맞바꿀 땐 회사에 미리 알려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염 씨와 동료 직원은 이런 절차를 밟지 않았습니다.
염 씨는 또 사고 사흘 전에 마라톤 대회에 나가 풀코스를 완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마라톤 완주 후에 이어진 장기간 근무가 염 씨의 건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1차 추돌사고 이후 버스를 멈춰달라는 승객들의 외침에 염 씨가 반응한 점, 국과수 조사 결과 버스 제동기능에 이상이 없었다는 점에서 급발진 의혹도 제기됩니다.
경찰은 염 씨의 부검 결과가 나오면 건강 이상 여부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