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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확진 수용자들 교도관에 침 뱉고…" 동부구치소 '내부 고발'

입력 2020-12-30 20:05 수정 2020-12-30 23:17

교도관 "동부구치소 통제 힘든 상황…법무부 지침 전달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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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관 "동부구치소 통제 힘든 상황…법무부 지침 전달 안돼"

[앵커]

JTBC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고 있는 동부구치소 안의 상황을 단독으로 추적했습니다. 지금 여기에서 일하고 있는 교도관을 통해서 입니다. 먼저 교도관은 수용자들의 분노가 커서 통제를 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에 걸린 수감자가 교도관에게 침을 뱉고 코를 푼 휴지를 던져도 제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라는 겁니다. 교도관은 불이익이 걱정되지만 더 이상 이런 현실을 숨길 수 없어 외부에 알리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먼저 김지아 기자입니다.

[기자]

첫 전수 조사에서 185명이 확진됐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부터 이미 수감자 통제가 극도로 힘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A씨/서울동부구치소 교도관 : 수용자들이 지금 좀 흥분상태예요. 도시락에 배분한단 말이에요. 배식하면 '야 이 XX야, 너나 먹어' 하면서 직원한테 던졌어요, 얼굴에다가. (확진자가요?) 네. 그렇죠.]

첫 발병자가 교도관이라고 알려지면서 "우리에게 병을 옮겼다"며 적개심이 더 커졌다고 말합니다.

교도관에 침을 뱉고 코 푼 휴지를 집어 던지는 확진자도 있었습니다.

[A씨/서울동부구치소 교도관 : 자기들이 피해자라고 하면서 계속 소리 지르고 욕하더라고요. 내가 왜 코로나에 걸려야 되냐고. 나는 여기서 가만히 생활했을 뿐인데 왜…]

확진자와 비확진자를 분리하기 위해 방을 옮기는 작업은 전투에 가깝다고 호소합니다.

[A씨/서울동부구치소 교도관 : '내가 왜 방을 옮겨야 되냐' 욕하고 소리치고. 수용자에게 뭐라고 할 수가 없죠. 병에 걸렸는데 어떻게 뭐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 위로하고 그냥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교도관들은 확진자가 격리된 공간에 순번을 정해 들어갑니다.

교대 근무로 확진자 격리동에 들어가면 그곳에서 12시간을 버텨야 합니다.

교도관이 느끼는 공포도 극에 달해 있습니다.

[A씨/서울동부구치소 교도관 : 다 들어가기 싫어하니까 시키면 서로 안 하려고 하니까 순번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저도 격리사동 들어가요. 바이러스 소굴로 들어가는데 거기 정말…바이러스 소굴로 들어가서 이제 근무해야죠, 8일 동안.]

지금까지 동부구치소라는 하나의 공간에서 나온 확진자가 800명에 육박합니다.

오늘(30일) 실시한 4차 전수조사가 끝나면 더 늘어날 걸로 보입니다.

음성 판정을 받은 이들이 모여 있는 공간에서 새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A씨/서울동부구치소 교도관 : 확진자가 더 늘어나면 더 이상 이송할 데가 없잖아요. 격리사동 또 하나 늘리면 추가 배치를 하면 일반 사동이 거의 없어진다고 봐야죠. 다 격리 수용된다고 봐야죠.]

확진자와 비확진자, 밀접접촉자가 뒤섞여 안전한 공간조차 찾기 어렵습니다.

[A씨/서울동부구치소 교도관 : 지금 안전지대가 없어서 거의 마스크를 24시간 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불안해서 잠도 마스크 쓰고 자고. 제 생각엔 다 노출돼 있습니다. 확진자, 접촉자랑…]

이런 상황에도 법무부의 대응지침은 현장에 제대로 전달되고 있지 않았습니다.

[A씨/서울동부구치소 교도관 : (지침) 그런 거 없었어요. 일단 사랑으로 감싸고 제소자들을, 따뜻한 말 하고. 잘 챙기고…어쩔 수 없죠. 참아야죠, 어떡해요.]

어제 동부구치소를 방문한 추미애 장관은 "확진자와 비확진자를 분리 수용하고 수용률을 감소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강아람 /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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