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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의 발걸음 여기서 멈춥니다"…'연임 불가' 수용

입력 2019-12-04 18:54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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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어제(3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 불발 소식을 저희가 속보로 전해드렸지요. 나 원내대표가 당초 오늘 의원총회에서 재신임 여부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구하기로 했었는데 갑자기 최고위원회가 "안 된다" 결정을 내린 겁니다. 저희도 어제 속보를 전하면서 급격한 반전에 놀랐던 게 사실이죠. 저희도 어제 그런 얘기를 했었는데. 결국은 나 원내대표에 대한 황교안 대표의 불신임이 반영된 결정 아니냐는 평가가 많이 나옵니다. 오늘 양 반장 발제에선 관련 소식과 다른 정치권 뉴스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건 정말 '나경원의 굴욕'이라고 밖에는 설명드릴 말이 없습니다. "원내대표 더 할지 말지 내일 의총에서 결정할 테니까 의원님들 한 분도 빠짐없이 참석해주세요" 하는 문자까지 보낸 마당이었는데 황교안 대표, "됐고 그만 내려와" 하면서, 사실상 잘라버린 겁니다. 당의 투톱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투톱 중의 하나인 원내대표가 당 대표에게 정치적 면을 당한 근래 아주 보기 드문 상황이 벌어진 거죠.

어제 오후였습니다. 나 원내대표가 본인의 재신임 문제 의총에서 결정하겠다 선언하자, 이 소식을 들은 황교안 대표가 청와대 앞 천막 집무실에서 긴급 최고위를 소집합니다. 나 원내대표도 저기 갔습니다. 근데 본인 거취문제 논의하는 자리이니만큼, 계속 있기 뭐하니까 얼굴만 비치고 잠깐 있다가 나온 겁니다. 그리고 한 2시간쯤 지났을까요. 이런 결정을 발표합니다.

[박완수/자유한국당 사무총장 (어제) : 나경원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의 임기는 연장하지 않기로 이번 최고위원회에서 의결했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 불의의 일격 당한 겁니다. 기분 어땠을까요? 당연히 나빴겠죠. 당장 오늘 아침 최고위원회의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을 사실상 내쫓은 황교안 대표 이하 최고위원들 얼굴, 아침부터 보고 싶지 않았나보다"하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그런 지도부에 대한 항의 다른 중진들에게서 터져 나왔습니다. 오늘 아침 천막 모습인데, 갑자기 저 안에서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정진석 의원의 특유의 굵은 목소리 밖으로 이렇게 터져 나온 거죠.

[박 총장! 어? 얻다 대고 정말…!]

"박 총장, 얻다 대고 정말"까지 촬영이 됐는데, 현장 기자들 전언에 따르면 "나 정치 20년 한 사람이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목소리 높였다는 거죠. 주변에서 "아유, 정 의원님 소리 좀 낮춰요" 하니까 "정신 차리라고 고함치는 거야. 박완수 총장, 얻다 대고 정말" 했다는 거죠. 그렇습니다. 의원들이 뽑아서 의원들의 대표로 세운 원내대표에 대해서 최고위원회가 생사여탈권 쥐는 거, 이거 부당하다 그런 항의를 했던 겁니다. 일각에선 이걸 친박, 비박 한국당의 아주 고질적인 문제로 해석을 하던데, 다소 설득력 떨어집니다. 왜냐, 친박에서도 이랬으니까요.

[김태흠/자유한국당 의원 : 최고위원회에서 어제 의결한 이 내용은 참 유감스럽고 개탄스럽다. (원내대표 임기를) 어떻게 최고위원회에서 결정을 합니까?]

김태흠 의원, 보신 것처럼 나경원 원내대표 너무 일방적으로 편을 들었다 생각했는지 이런 사족을.

[김태흠/자유한국당 의원 : 나도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많아가지고 좋아하지 않습니다.]

라고 말이죠. 굳이 '나경원 나도 안좋아한다'라는 얘기까지. 중요한 건 나경원 원내대표 반응이죠. 오늘 아침 최고위 불참하면서, "나 지금 화났어" 감정 상태를 알린 나 원내대표, 하지만 확전은 피합니다. 이렇게 말이죠.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오늘 의원총회에서는 임기 연장 여부에 대해서는 묻지 않겠습니다. 당의 승리를 위해서 내린 결정입니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나경원의 발걸음은 여기서 멈춥니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나경원의 발걸음은 여기서 멈춥니다" 보통 자신을 이렇게 제3자화해서 객관화해서 부르는 거, 상당히 거창한 표현이죠. 흔히 쓰는 표현이 아닌데 말이죠.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 줄여서 할말하않 그냥 느껴집니다. 그렇다면, 황교안 대표 반응도 살펴봐야죠. 황 대표 반응은 오늘 아침과, 또 의원총회 이후가 미세하게 달랐습니다. 먼저 아침 "이건 원칙의 문제다, 난 원칙대로 했을 뿐이다" 딱 잘라 말합니다. 이렇게요.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 내가 자의적으로 검토한 게 아니고 당 차원에서 검토를 한 거예요. 그것이 이제 원칙이라는 말이죠.]

김세연 자르고, 나경원 자르고, 측근들 기용하고, 이거 친황교안 체제 구축 아니냐란 질문이 기자한테서 나오자.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 저는 뭐 친황하려고 정치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를 잘 확인해 보시면 친황이라는 말 들어가기 어려울 겁니다.]

이랬던 황교안 대표, 중진의원들 앞서 보신 것처럼 발끈하고 또 의원들도 항의하고 술렁술렁이고 있단 얘기 들리니까 원칙 얘기만 할 순 없었던 거 같습니다. 청와대 천막 집무실에서 국회로 넘어온 것이죠. 나경원 원내대표실찾아가서 7분간 면담을 하고 나와서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 (어떤 말씀 나누셨나요?) 고생 많았다, 앞으로도 당을 살리는 일에 같이 힘을 합하자. 그런 얘기 했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뭐라고 말씀하시던가요. 대표님 말씀에 대해서…) 뭐 나머지 마무리 잘 됐으면 좋겠다.]

들으신 대로 황 대표 원칙을 얘기하곤 있지만, 정치란 건 흔히 가능성의 예술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황교안 대표가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을 정말 원했다면 무슨 명분을 세워서라도 가능하게 했을 겁니다. 뭐가 됐든 그럴 의지는 없었다는 거, 그거 하나만큼은 사실인 거죠. 관련된 소식, 들어가서 더 전해드리고요. 근데 오늘 진짜 중요한 뉴스도 있습니다. 한국당 경기 포천, 가평 출신 3선 의원 김영우 의원 불출마 선언했습니다. 보수 혁신에 대한 고민 많았던 몇 안 되는 정치인 중에 하나죠. 역시 키워드는 책임입니다. 이렇게요.

[김영우/자유한국당 의원 : 제가 몸담았던 정당의 대통령 두 분이 법정에 섰습니다. 두 전직 대통령에게 크고 작은 도움을 받은 정치인입니다. 저도 정치적·역사적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한 일입니다.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지금이라도 책임을 지겠습니다.]

김영우 의원은 이렇게 불출마 선언문 중에서 저는 유독 눈길이 갔던 부분이 "한국당이 판사, 검사, 장·차관, 장군으로만 채워진 웰빙정당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 마지막으로 호소하더군요. 오늘 준비한 소식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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