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경기 평택시 삼성물산 물류창고 공사 추락사고 합동감식 현장.
이날 합동감식은 삼성물산 측과의 협의를 통해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추락한 고소 작업대 상판(가로 30ｍ, 세로 7.5ｍ)은 건물과 100여ｍ 떨어진 외부에서도 한눈에 보였다.
공정이 대부분 마무리돼 말끔한 모습을 하고 있는 건물 외관과 달리 창고 안쪽은 고소 작업대의 잔해들이 어지러이 쌓여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상판 역할을 하던 철골 구조물들은 낙하 충격으로 엿가락처럼 휘어진 채 산처럼 쌓였고, 파이프와 천장 마감재 등 건설자재들도 여기저기 흩어진 채 방치돼 사고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짐작케 했다.
작업 중지로 쓰임새를 잃은 포크레인 등 공사 차량을 회수하러 온 설비업체 관계자들은 이틀 전 사고가 떠오르는 듯 가슴을 쓸어내리며 사고현장 쪽을 지켜봤다.
이 업체 한 관계자는 "사고 당시 건물 밖에 있었는데 무너질 듯 '와장창' 소리가 나더니 떨어진 작업자들이 차례로 병원에 실려 갔다"라며 "(사상자 5명 중 2명은)공중에 매달려 있다가 버티지 못하고 떨어졌다는 데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사고 같아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과 함께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한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추락한 고소 작업대 파편을 분석해 사고 원인이 작업대 자체의 구조적 결함인지, 혹은 작업자 과실인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한다.
사고 당시 상황을 재현하기 위해 3차원(3D) 스캐너도 투입됐다.
3D 스캐너를 이용, 떨어진 상판의 무게와 각도 등을 측정하면 사고 지점을 3차원으로 재구성하는 게 가능하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원인 조사와 함께 사고 당시 안전관리나 교육 등 관련 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도 수사할 예정"이라며 "위반사항이 발견될 경우 관련자들을 입건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일 오후 2시 15분께 경기도 평택시 고덕면 삼성전자 물류창고 공사현장에서 고소 작업대 상판이 붕괴, 작업자 김모(23)씨가 숨지고, 곽모(37)씨 등 4명이 부상했다.
평택 고덕산단 내 삼성물류센터는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7만9천여㎡ 규모로 오는 7월 완공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