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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폰지사기? 신사업?…머지포인트 사태로 본 '앱테크'

입력 2021-08-15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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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머지포인트'로 시끄럽죠. 편의점이나 마트 같은 데서 쓸 수 있는 10만 원어치 포인트를 단돈 8만 원에 살 수 있어 100만 명이나 사용했는데, 갑자기 이 포인트를 쓸 수 있는 가맹점을 확 줄여서 '먹튀 논란'이 벌어진 겁니다. 그런데 머지포인트 사태를 보면 비슷한 구조의 다른 스타트업들은 괜찮은 건지, 믿어도 되는 건지 의문이 드는데요.

매트릭스 구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영등포의 머지포인트 본사입니다.

밤 8시가 넘었는데 줄이 더 길어집니다.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1층 가서 다시 줄 서고 오세요.]

[머지포인트 관계자 : 여기에 사람이 너무 많으면요. 너무 힘드니까.]

구입한 포인트를 환불받으러 온 사람들입니다.

사무실 안, 거리두기는 이미 실종됐습니다.

오랜 기다림에 쓰러지는 사람도 나옵니다.

Q. 머지포인트 뭐지?

머지포인트는 2018년도에 출시된 전자 결제 수단입니다.

결제수단인 포인트를 액면가보다 20% 싸게 살 수 있어 입소문을 탔습니다.

[머지포인트 구매자 : '야, 머지로 사면 싼데 왜 그냥 돈 주고 사'(라고 했어요.) 일단 편의점 20% 할인에 통신사 중복할인도 되잖아요.]

대형마트, 편의점, 제과점, 카페 등에서 20% 저렴하게 사는 겁니다.

이용자만 100만 명.

포인트를 항상 살 수 있는 게 아니라서 팔 때마다, 미리 사두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갑자기 이 포인트를 쓸 수 있는 가맹점이 확 줄었습니다.

많이 사둔 사람 입장에서는 현금이 휴지 조각이 된 겁니다.

[머지포인트 구매자 : 저는 3년 넘게, 4년 가까이 썼어요. (피해액이) 1000만원 단위거든요.]

Q. 다단계 금융사기?

큰 이득을 제공하며 신뢰를 쌓아 한 번에 큰 금액을 가지고 잠적하는 '폰지사기'란 의심도 나옵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수익 모델이 마땅치도 않고 최근 갑자기 포인트 구매를 유도했기 때문입니다.

[머지포인트 구매자 : 언젠가는 할인판매를 중단할 거라고 얘기한 적도 있었고요. 할인율도 20, 21, 23%로 (늘려가며) 풀었고요. 8월 초반에는 3번 정도는 더 팔았던 것 같거든요.]

[머지포인트 구매자 : 평소에 21%씩 할인을 하다가 (거기에) 4000원을 더 준다는 거예요.]

포인트 판매를 중계한 오픈마켓에도 화살이 향합니다.

Q. 의심 안 했어?

혜택이 아주 좋았기에 어떻게 이렇게 할인해주냐는 의심, 계속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회사 측의 '계획된 적자'란 말에 사람들은 쉽게 설득됐습니다.

사용자를 늘리려 공격적인 영업으로 고의 적자를 보는 일이 플랫폼 업계에서는 흔하기 때문입니다.

환불이 일부 진행됐지만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습니다.

사기가 아니라도 고객 돈을 담보로 위험한 사업계획을 세운 건 사실인 셈입니다.

Q. 다른 '앱테크' 앱은?

머지포인트 사용은 일종의 '앱테크'로 불렸습니다.

앱과 제테크 를 합성한 신조어 '앱테크' 앱만 써도 수익을 준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먹튀' 의심 사태, 처음이 아닙니다.

스마트폰을 안 쓰는 만큼 현금으로 바꿔주는 포인트를 주던 한 어플, 물만 마시면 포인트를 주던 어플, 모두 갑자기 서비스를 중단했습니다.

포인트를 모은 사람들이 피해자가 됐습니다.

외형을 키우다 실패하면 소비자에 책임을 전가하는 스타트업의 사업 방식.

'도덕적 해이'란 비판이 나옵니다.

금융감독기관 역시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머지포인트 구매자 : 머지가 4년 동안 클 동안 불법이라는데 왜 가만히 있어요? 이렇게 클 때까지 기다린 거예요?]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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