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대기업 임원이 비행기 안에서 끓여온 라면이 맘에 들지 않는다며 여승무원을 때리면서 시작된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회사가 결국 이 임원에 대해 보직해임 결정을 내렸습니다.
위문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기내에서 제공된 라면이 입맛에 맞지 않는다며 승무원을 폭행했다는 대기업 임원.
불똥이 직장까지 옮겨 붙어 회사가 장문의 사과글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이 임원에게 철퇴를 내렸습니다.
[해당 회사 관계자 : 자체 감사에서 중간 조치로 물의를 일으킨 점이 있어서 먼저 보직해임을 조치를 한 겁니다.]
비행기에서 저지른 무례한 행동에 대한 후폭풍은 엄청납니다.
해당 승객의 신상이 완전히 털리면서, 이 승객이 속한 회사 홈페이지가 접속 폭주로 한 때 마비될 정도였습니다.
라면 맛을 꼬투리 삼은 것에 빗대 패러디가 쏟아졌습니다.
회사 앞글자와 이름이 비슷한 라면 봉지에 사진을 합성하는가 하면, 손으로 때린다는 뜻의 '수타면' 풍자도 등장했습니다.
[박지수/경기도 성남시 분당동 : 황당했죠. 사회적인 지위가 있는 사람으로써 너무 올바르지 못한 행동인것 같아서.]
항공사 승무원들의 커뮤니티에선 그 동안 승객에게 당했던 경험담이 이어졌습니다.
[전직 국제선 승무원 : 있는 사람들이 더한 것 같애요. 승무원 가방달라고 해서 다리 아프다고 다리 좀 올리겠다고 하시는 승객분들도 계셨거든요.]
최근 3년간 한 항공사에 접수된 기내 난동 사례를 보면, 한국인 뿐 아니라 서양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말썽을 부렸습니다.
한편에선 과도한 신상털기를 경계합니다.
[최항섭/국민대 사회학과 교수 : 네티즌을 통해서 모든 일들이 결론이 나버리고 사실여부를 떠나 사생활침해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죠.]
비즈니스석 라면 한 그릇이 부른 사태. 임원이 보직해임까지 당했지만, 폭풍은 가라앉을 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