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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난 집에 기름을?…조현민 전무 '반성문' 메일 논란

입력 2014-12-2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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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슈격파 이주찬 기자와 '대한항공 회항' 관련 소식 이야기 더 나눠 보겠습니다.

이 기자, 이번에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동생이죠? 조현민 전무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반성문'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인데 오너 일가의 낙하산 인사와 진정성 없는 내용에 오히려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되고 있는 건데요.

조현민 전무는 이메일에서 "어제의 실수, 오늘의 실수를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이 꽉 깨물고 다짐하지만 다시 반성할 때도 많다"며 "저부터 반성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난 이유 없이 이 자리(마케팅 총괄)를 맡은 것이 아니다"라며 "회사의 잘못된 부분들은 한 사람(의 책임)으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모든 임직원의 잘못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대한항공 측은 "사태 전반을 돌아보자는 취지로 메일을 보낸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오너 일가의 잘못된 행동을 모든 임직원의 잘못으로 희석시키는 듯 한 시각을 드러낸 것이란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에선 "지금의 사태가 '모든 임직원의 잘못'이라는 것은 뭐가 잘못된 건지 아직도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한 직원은 게시판을 통해 "금수저 물고 태어났으니 임원을 하든 뭘하든 마음대로 하라. 다만 님들이 직원을 노비처럼, 개처럼 하대하는 것이 왜 노비들 잘못이냐"며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조현민 전무는 올해 31살이네요, 최연소 임원으로 올라 화제가 되기도 했죠

[기자]

조현민 전무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로 29살에 상무보를 달았습니다.

현재 31살인 조 전무는 44개 그룹 등 기업 임원 전체 7600여 명 가운데 최연소 임원입니다.

조 전무는 "처음 임원이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부모님께 90도로 감사 인사를 드렸다"고 밝힌 바 있구요, 입사했을 때는 직원들에게 '나 낙하산 맞다, 하지만 광고 하나는 자신 있어 오게 됐다'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이메일이 논란이 되고 있는 데는 이번 글의 문장이 어색하다는 지적과 함께 지난 2012년 SNS에 '명예훼손' 단어 맞춤법을 틀리게 올린 것이 다시 화자되고 있는 것이 한 몫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인하대 교수회는 조현아 전 부사장 남매의 이사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하대학교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남매가 학교법인 이사로 있는데요,

교수회는 성명을 내고 대학은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라 교육과 연구를 위한 전당이라며 이사장의 직계자녀는 이사회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교수회는 "그동안 학교 구성원과 아무런 소통 없이 이사장의 개인 인연과 재단의 입맛에 따른 인사들이 연이어 총장으로 선임됐고, 그 결과 대학의 수장이자 얼굴인 총장이 임기조차 채우지 못하고 있는데, 반복되는 인사 난맥의 책임은 이사회와 이사장에게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인하대는 지난 2008년 12월 홍승용 총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퇴했고, 박춘배 총장도 지난 9일 임기를 1년 2개월여 남기고 물러났습니다.

홍 전 총장은 조 이사장의 경복고 동기이고, 박 전 총장은 고교 2년 후배입니다.

특히 홍 전 총장의 돌연 사퇴는 조현아 전 부사장의 막말 때문이었다는 정황이 드러나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친구 딸의 무례한 행동에 분노했다는 것입니다.

[앵커]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검찰은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해 항공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 오늘쯤 청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조 전 부사장이 사건이 처음 보도된 8일부터 최근까지 여모 상무에게 관련 사항에 대한 증거인멸을 지사한 정황이 담긴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이와 함께 검찰은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이번 '회항'사태와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비난이 쏟아지면서 반 기업 정서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재벌의 2세, 3세 경영이 다시 집중되고 있는데요.

문제는 대물림 경영 자체가 아니라 대기업을 끌고 갈 만한 경영자로의 자질과 능력이 먼저 검증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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