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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비만 오면 두려운 그 동네…생존 위협도

입력 2015-07-06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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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태풍들은 그 진로를 좀 지켜봐야겠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강도가 센 태풍이 더 많이 불 것이라고 하죠. 태풍이 아니라 적은 비에도 말 그대로 생존에 위협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위험 요소는 분명한 데 안전 책임을 지는 데는 없는 곳들입니다.

안지현 기자의 밀착카메라입니다.

[기자]

서울 노원구의 한 주택가.

이곳은 지난 여름, 폭우로 큰 피해를 겪었습니다.

[박진수/서울 중계본동 (22년 거주) : 작년에 (비가 와서) 붕괴됐어요. 이 벽이 저쪽으로 넘어가면 앞집 지붕을 때리게 돼요.]

붕괴 직전의 집들도 많았습니다.

자세히 보면 벽면 가운데 부분이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튀어 나와있는데요. 겉에서 보더라도 금이 위태롭게 가 있습니다. 조금만 힘을 주면 이렇게 무너져 내릴 정도입니다.

문제는 이 벽이 무너질 경우 바로 옆 주택까지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곳은 최근까지 사람이 살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붕도 위태로워 보이긴 마찬가지입니다.

[전병종/서울 중계본동 : 얼마 전에 연세 든 분은 지붕 씌우다가 떨어져서 안타깝게 돌아가셨어요.]

슬레이트 지붕에 비가 새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이렇게 지붕마다 방수천을 씌워놓았는데요.

위를 보면 천이 움직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 위태롭게 돌을 얹어놓았습니다.

다른 집을 보면 이 집은 타이어를 얹어놓았습니다.

사람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마을주민/서울 중계동 (9년 거주) : 마을 전체가 항상 불안하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어떤 집에 무슨 일 있나'하고 우리는 동네 한 바퀴 돌아요.]

태풍을 앞두고 낙석을 우려하는 곳도 있습니다.

인천 부평의 산을 깎아 만든 절개지입니다.

각도가 거의 90도에 가까워서 태풍이 불어올 경우, 낙석 위험도 있어 보이는데요.

실제로 이곳이 붕괴위험 지역임을 알리는 경고문도 붙어있습니다.

하지만 경고문 아래에 있는 안전펜스의 경우에 그다지 안전해 보이진 않는데요. 일부 구간은 이렇게 망가져 있기도 합니다.

다른 쪽도 가보면 이 구간은 아예 뚫려 있습니다.

[박성일/인근 공장 직원 (인천 간석동) : 비가 왔다 하면 도로가 통제될 정도로 낙석이 떨어져요. 산사태처럼 밀려옵니다.]

군데군데 떨어진 돌들이 모여 있습니다.

뾰족한 돌이 철조망 밖으로 튀어나와 있기도 합니다.

실제로 2년 전 이곳에서 낙석 사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안전 관리가 소홀한 건, 절개지가 사유지기 때문입니다.

[지자체 관계자 : 사유지이다 보니까 민간에서 자체적으로 보수해야 하는데 위험한 부분만 구에서 설치해줬어요, 심한 부분만.]

이처럼 소유 주체와 예상 피해 대상이 달라 방치된 곳은 많습니다.

이곳은 주택과 학교 경계의 벽이 문제입니다.

[이종구/성보경영고 행정실장 : 도면상으로는 학교로 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건 주민들이거든요. 각자 주인들이 많아서 협의가 잘 안 됩니다.]

벽은 이미 기울어질 대로 기울어졌습니다.

[이수곤 교수/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 한 10도 기울었어요. 무너졌을 때 그 여파가 얼마나 될 것인가를 생각하면 이 지역은 아주 특급 지역이라고 봐요.]

임시방편으로 나무기둥을 대놓은 게 전부입니다.

안전 뿐 아니라 생계 위협을 받고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영등포구의 양남시장 앞입니다.

건물 입구에 재난 위험 시설로 붕괴 우려가 있다고 쓰여 있는데요.

안쪽에는 여전히 상인들과 이를 이용하는 이용객들이 있습니다.

20개 넘는 곳이 영업중이라고 하는데요.

지붕은 지난 태풍 때 복구해놓았지만 여전히 군데군데 찢어져 있습니다.

[정행자/서울 양남시장 상인 : 태풍은 오려니 하고, 장맛비가 왔다 하면 막 새요. 진짜 힘들어요. 장소도 안전막을 쳐놓아서 더 안 되는 거죠. 다 나가버리고요.]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며 이처럼 위험에 노출된 구조물들.

그 주변에는 태풍을 앞두고 하루하루 불안 속에 사는 사람들이 있었는데요.

사후 대처에만 나설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사전 예방이 더 절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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