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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나서 폭행, '욱'해서 살인…분노 바이러스 때문에?

입력 2012-04-1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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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0년 동안 발생한 강력범죄를 들여다봤더니 홧김에 저지른 범죄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우리 주변에 점점 화를 돋구게 하는 일, 즉 '분노 바이러스'를 그 원인으로 지목하는데요.

봉지욱, 이주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시청에 진입한 경찰 특공대원들이 긴급 작전을 벌입니다.

놀란 사람들이 황급히 대피합니다.

폭발물 탐지견이 찾아낸 정체불명의 가방.

특수 요원이 숨 죽이며 열었는데 텅 비었습니다.

이날의 대테러 작전은 경기도에 사는 16살 김모군이 홧김에 보낸 거짓 협박 문자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부산 사람에 앙심을 품고 순간적으로 저지른 일입니다.

[김영빈/부산연제경찰서 강력팀 형사 : 그 애(괴롭히는 친구) 고향이 부산이라고, "부산 사람들 골탕 먹어라" 하면서 민원 콜센터로 협박 문자를 보낸 거죠.]

70세 노인 박모씨가 지하철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는 77세 김모씨의 얼굴을 때리고 달아납니다.

사소한 실랑이를 하다 순식간에 주먹을 휘두른 겁니다.

김씨를 병원에 옮겼지만 일주일 만에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최근 이처럼 홧김에 저지른 범죄가 곳곳에서 발생합니다.

지난 10년간 강도, 살인, 방화 같은 강력범죄의 통계를 조사해 보니 우발적 동기에서 비롯된 범죄가 급격히 늘었습니다.

특히 살인과 방화는 홧김에 저지른 경우가 절반이나 됐습니다.

이렇게 우발 범죄가 급증하는 건 우려할 만한 징후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박형민 박사/형사정책연구원 : (사소한) 촉발 요인 때문에 그동안 쌓여 있던
분노들이 일시적으로 폭발이 됐을 때 끔찍한 살인이라든지…]

갈수록 흉폭해지는 점도 우려스럽습니다.

며칠 전 경기도 시흥에서 일어난 60대 여성 토막살인 사건.

바로 30년간 금슬 좋게 살아온 남편이 부인의 잔소리에 화가 나 순간적으로 저지른 일이었습니다.

[이웃주민 : (범인은)교회 다니고 착하게 사시는 분이에요. 괜찮아요, 사람.]

그런데 이같은 홧김 범죄의 상당 수가 치료가 필요한 '분노조절장애'라는 병에서
비롯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거짓 폭발 신고로 큰 혼란을 빚은 김군도 이 병에 시달려온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김영빈/부산연제경찰서 강력팀 형사 : 조사 결과, '분노조절장애'로 약 한 달 전부터 약물치료를 해오고 있었습니다.]

단순한 성격 문제로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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