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림픽 때마다 경기장 주변으로 몰려오는 특별한 여행객들이 있습니다. 영어로는 핀이라고 부르는 배지, 특히 올림픽 관련 배지 수집가들인데요.
이상언 특파원이 런던 올림픽 선수촌 앞에서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기자]
올림픽 취재진과 선수들이 분주히 오가는 선수촌 앞 길목.
좌판을 벌인 행상처럼 진을 치고 손님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기업체나 각국 선수단이, 만들어 나눠주는 올림픽 배지를 모으는 이들입니다.
옷과 모자, 스카프 등이 잔뜩 배지로 뒤덮여 있습니다.
30년 이상 된 희귀품도 수두룩합니다.
[비벌리 찰스/호주 시드니 거주 : 시드니에서 24시간 반을 날아 이곳에 왔습니다. 취미인 배지 수집을}{위해 4년마다 올림픽 휴가를 즐기고 있습니다.]
지나치던 한 선수단 관계자가 바닥에 펼쳐진 배지를 둘러봅니다.
욕심나는 물건을 발견하곤 교환을 제의합니다.
수집가는 건네받은 배지를 이리저리 살펴봅니다.
마음에 들었는지 제의를 받아들이며 미소 짓습니다.
돈을 주고 사고팔지는 않습니다.
이들은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세계 각지에서 왔습니다.
벌써 열 번 이상 올림픽 개최지를 찾아다닌 이도 있습니다.
[레이 오웬/미국 로스앤젤레스 거주 : 지금까지 2만~2만5000개의 배지를 모았습니다. 이번이 11번째 올림픽 개최지 방문입니다.]
반가운 호돌이 배지도 보입니다.1988년 서울 올림픽 때 만든 겁니다.
수집가들은 배지를 모으기 위해 2018년에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한국을 꼭 찾아오겠다고 이야기합니다.
[에드 슈나이더/미국 뉴욕 거주 : 평창 올림픽에도 갈 겁니다. 처음으로 한국에 가는데 기대가 큽니다.]
수천 킬로미터를 마다 않고 날아오는 이 수집가들에게는 올림픽 배지가 금메달이자 은메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