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이영학 사건 경찰 초동대응 '부실덩어리'…서장 등 9명 징계

입력 2017-10-25 16:23

중랑서 감찰서 출동지시 무시 등 드러나…"피해자 살릴 '골든타임' 놓쳐"

당일 다른 실종신고 3건도 지령 어기고 출동 안해…1명 변사체로 발견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중랑서 감찰서 출동지시 무시 등 드러나…"피해자 살릴 '골든타임' 놓쳐"

당일 다른 실종신고 3건도 지령 어기고 출동 안해…1명 변사체로 발견

이영학 사건 경찰 초동대응 '부실덩어리'…서장 등 9명 징계


'어금니 아빠' 이영학(35·구속) 사건의 피해 여중생이 실종됐을 당시 담당 경찰관이 허위보고를 하는 등 경찰의 대응과 지휘·보고체계 초동조치 전반이 부실했다는 감찰 결과가 나왔다.

특히 실종 신고 및 수색, 아동·청소년 성범죄를 담당하는 여성청소년수사팀 직원들은 즉각 출동하라는 지령을 무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야간에 경찰서 치안을 책임지는 상황관리관도 아무런 지시를 하지 않았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번 사건을 접수하고 수사한 중랑경찰서 관계자들을 상대로 감찰 조사를 벌인 결과 이러한 부실 대응이 드러났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조희련 중랑서장을 조만간 교체발령해 문책성 인사조치를 하는 한편 여성청소년과장과 청문감사관(당시 상황관리관) 등 경정급 2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하는 등 대대적인 징계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그동안 중랑서는 이영학에게 살해당한 여중생 A(14)양의 실종신고 접수와 처리부터 신고자인 A양 어머니에 대한 조사, 현장 출동, 보고체계 가동 등 초동조치에 총체적 부실이 있었다는 지적과 함께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감찰 조사에서 이런 지적은 거의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실종신고를 받은 중랑서 망우지구대 경찰관(경장)은 A양 어머니를 상대로 A양 행적 등을 조사하지 않았고, 지구대에서 A양 어머니가 유인과 사체유기 공범인 이영학 딸과 통화하는 것도 귀담아듣지 않아 핵심 단서 확인 기회를 놓쳤다고 경찰은 전했다.

중랑서 여성청소년수사팀 직원 2명(경위 1명·순경 1명)은 신고 접수 후 범죄나 사고 관련성이 의심되면 현장에 출동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음에도 출동하지 않았다.

최초 신고를 접수한 112상황실에서는 여중생이 실종된 만큼 여청수사팀도 즉시 현장에 출동해 지구대와 함께 수색하라는 '코드1' 지령을 내렸다. 그러나 여청수사팀 형사들은 "출동하겠다"고 허위보고한 뒤 그냥 사무실에 머물렀다.

이들은 감찰 조사에서 "대수롭지 않은 사건이라고 판단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당시 사무실에 있었던 것은 경찰서 폐쇄회로(CC)TV로 확인됐다.

이들은 당일 근무 도중 A양 관련 신고 후에도 3건의 실종신고가 더 있었고, 모두 코드1 지령이었음에도 역시 출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실종자 3명 중 2명은 담당 지구대에서 무사히 찾았으나, 1명은 한강에 투신해 약 12시간이 지나 변사체로 발견됐다.

서울경찰청 감찰팀 관계자는 "여청팀 형사들이 출동하지 않은 바람에 투신을 막지 못했다고 책임을 묻기는 어려우나, 당연히 충돌해야 할 코드1 지령을 어긴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전반적인 감찰 결과에 대해 "지구대 담당 직원이 당연히 물었어야 할 피해자 행적을 모친에게 묻지 않았고, 여청수사팀은 허위보고 후 출동하지 않았다"면서 "초동 대응 부실로 '골든타임'을 놓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당직 상황관리관이었던 중랑서 청문감사관은 무전기로 코드1 지령을 들었음에도 규정에 따라 현장 경찰관에게 수색 장소를 배정하는 등 구체적으로 임무를 부여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여성청소년과장은 이미 피해 여중생이 숨진 뒤인 2일 오후 9시 50분께야 '범죄 연관성이 의심된다'는 수사팀장 보고를 받았다. 그는 이마저도 서장에게는 4일 오전에야 전화로 뒤늦게 보고했다.

중랑서장은 실종사건 총책임자로서 현장 경찰관들의 대응지침 위반과 지연보고, 112 신고처리 지침 위반 등에 대한 관리감독을 부실하게 한 점이 확인됐다고 감찰팀은 밝혔다.

다만 감찰팀은 중랑서 관계자들이 사건 초기 언론에 피해아동 모친을 만난 시간 등을 실제보다 더 늘려서 알린 점에 대해서는 "기억에 의존해 발표했다가 이후 국정감사 과정에서 수정했다"면서 감찰 대상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서울경찰청은 중랑서장·여청과장·상황관리관 등 경정급 이상 3명은 경찰청에 조치를 요청하고, 여청수사팀장과 팀원 2명, 망우지구대 순찰팀장과 팀원 2명 등 경감급 이하 6명은 징계·인사조치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경정급 2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서장에 대해서는 지휘책임을 인정해 문책성 인사조치하고 직권경고할 방침이다. 서장 교체발령은 인사권자인 이철성 경찰청장이 외국 출장에서 돌아오면 낼 예정이다. 다만 서장이 당시 의무를 게을리한 부분은 없었다고 판단해 정식 징계절차는 밟지 않을 방침이다.

(연합뉴스)

관련기사

[Talk쏘는 정치] "이영학 살인, 막을 수 있었다" 초동수사 질타 시끄러워 못 들었다?…경찰, 이영학 사건 거짓 해명 논란 "이영학 아내 유서는 프린터 출력본…작성자 확인 안돼" 이영학 둘러싼 '3대 의혹'…경찰 전담팀 꾸려 본격 수사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