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백악관 참모들이 말렸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미 FTA를 폐기하려고 했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밥 우드워드 워싱턴 포스트 부편집인 신간에 포함된 내용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뜻을 굽히지 않자 매티스 국방장관이 나섰고, 한국과의 동맹을 강조하면서 이를 말렸다는 것입니다.
심재우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 1월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0일 안에 FTA를 폐기하는 서한을 보내고, 무역관계를 파기하고 싶다. 당신네가 우리를 상대로 뜯어내고 있다"고 문 대통령을 몰아세웠습니다.
문 대통령은 "협력하고 싶다. 오해가 있을지 모르지만 이해에 도달하길 원한다"는 뜻을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했습니다.
우드워드의 신간 '공포'에 실린 내용입니다.
실제 한미FTA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눈엣가시였습니다. 신간의 또 다른 비사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지난해 9월5일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FTA 폐기를 통보하는 서한의 초안을 들어보이며 "우리는 오늘 이걸 끝내버릴 거고, 우편으로 보내버리자"고 말합니다.
잠시후 게리 콘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비어있는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가 이 초안을 빼냈습니다.
초안을 찾지못한 트럼프 대통령은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에게 재작성을 지시합니다.
결국 콘 위원장은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매티스 장관은 "김정은은 우리 국가안보에 가장 즉각적인 위협"이라며 "동맹으로서 한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왜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고 연간 10억 달러를 쓰느냐고 격분하자, 매티스 장관은 "한국을 위해 사드를 배치한 게 아니라, 한국이 우리를 돕고있기 때문에 우리가 한국을 돕는 것"이라며 거듭 설득했습니다.
매티스 장관은 올 1월에도 주한미군 철수를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한미군은 3차 대전을 막기 위한 것"이며 "만약 철수한다면 우리 동맹들이 우리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