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소설 '엄마를 부탁해'로 잘 알려진 소설가 신경숙 씨에 대한 표절 의혹 파문이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일본 소설의 한 대목을 표절했다는 건데 신경숙 작가는 해당 소설을 알지 못한다며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주정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신경숙씨가 1994년에 쓴 단편 '전설'의 한 대목입니다.
"두 사람 다 건강한 육체의 주인들이었다. 그들의 밤은 격렬하였다."
비슷한 표현이 1960년 발표된 일본소설 '우국'에도 나옵니다.
"두 사람 다 실로 건강한 젊은 육체의 소유자였던 탓으로 그들의 밤은 격렬했다."
소설가 이응준 씨는 한 인터넷 언론에 기고한 글에서 신 씨의 '전설'이 '우국'을 표절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두 작품의 배경과 줄거리는 다르지만 일부 장면의 문학적 표현이 상당히 겹친다는 겁니다.
신 씨는 대표작 '엄마를 부탁해'가 100만부 넘게 팔리고, 해외 15개국에서 번역 출간되는 등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작가.
'우국'을 쓴 미시마 유키오는 자위대의 총궐기를 주장하며 할복 자살해 일본사회에 큰 충격을 줬던 인물입니다.
표절 의혹에 대해 신 씨는 "해당 작품인 '우국'은 알지 못한다.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작가에겐 상처만 남는 일이라 대응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신 씨는 소설집 '딸기밭'에서도 출처 표시 없이 남의 글을 인용했다가 사과하는 등 이전에도 표절 시비에 휘말린 적이 있어 이번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